최근 3년간 등장한 약 2700만건의 대학생 관련 데이터를 보면 '대학'과 연관된 키워드로 '친구' '학생' '교육' 등은 언제나 수위권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2012년 이후 '대학과 교수' '대학과 꿈'의 연관도는 점점 떨어지는 반면 '대학과 취업'의 연관도는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취업에 필요한 영어와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학원도 점점 더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또한 슬프게도 대학과 관련해 '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하는 경우는 줄고 있으며 대신 '걱정'이라는 표현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생들은 어떤 걱정을 하고 있을까요. 2013년을 기점으로 걱정과 관련하여 '성적'보다 '취업'의 연관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취업 전선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 학생들이 자구책으로 선택하는 활동이 바로 '스터디' 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대학에서 스터디는 학업보다는 취업에 더 가까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취업, 면접, 외국어 등 취업 관련 스터디의 비중이 학업 관련 스터디보다 앞서기 시작한 것이죠. 인생을 헤쳐나가는 법을 배우던 상아탑이 이제 취업을 위해 조직되는 자경단 모임으로 변해가는 듯합니다.

애덤 스미스가 발견한 장인을 대체하는 필부들의 분업의 효율성은 현대 자본 시스템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 후 자동화의 물결이 단순 작업 일자리를 줄이는 것으로 이어지고, 이제 인공 지능의 발전에 따라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화이트칼라를 양성하는 기관이었던 최고 학부의 장점이 유효기간을 다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최근 외국에서는 로봇 은행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들려옵니다. ATM의 도입이 단순 입출금을 맡은 직원의 일자리를 줄였다면 로봇 은행원의 도래는 또 어떤 일자리를 줄이게 될까요. 상담 창구의 직원뿐 아니라 보안을 담당하는 청원경찰 역시 미래가 어두워 보입니다. 이렇듯 인공 지능 기술은 표준화되어 있는 기능이라면 무엇이든 대체할 기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장인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장인과 같이 표준화될 수 없는 일을 하거나 아예 표준을 스스로 만들고 갱신할 수 있다면 기계로 대체되기 어렵습니다.

주어진 표준을 얼마나 잘하는지 경쟁하는 것이 '스펙' 경쟁입니다. 스펙 경쟁으로 사람들은 서로를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기술에 의해 직업이 사라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여러 스펙을 쇼핑하며, 거기에 자신을 끼워 맞춰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제너럴 리스트는 오히려 아무것도 특별한 것이 없음을 자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격변의 시대, 그 누구의 틀도 아닌 자신만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장인이 되도록 학생들을 격려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