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경남 창녕(昌寧)군 유어면 '따오기 복원센터' 직원 차량을 따라 이 센터로 향했다. 교행 불가능한 임도를 따라 한참 올라가다 내리막으로 접어드는 순간 눈앞에 거대한 새장들이 줄지어 있었다. 곳곳에서 "따옥따옥" 하는 힘찬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성봉 창녕군 따오기 담당 계장은 "공룡이 복원된 쥬라기공원은 영화 속 이야기지만 멸종된 따오기 복원은 우리에게 현실"이라 했다. 따오기 복원과 함께 창녕군도 '부활의 메카'가 되기 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환경·생태 도시,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사람들이 모여드는 지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환경·생태 도시

따오기 복원은 '창녕군 부활'의 상징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는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지만 환경오염 등 이유로 1979년 국내에서 멸종됐다. 창녕군은 '따오기가 수천마리씩 노닐던 국내 최대 자연 늪지 우포늪에서 따오기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복원 계획을 세웠다. 2007년 정부에 건의하고, 간담회와 국제 심포지엄을 잇달아 열었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 건립도 추진했다. 이런 노력이 알려지면서 2008년 5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따오기 기증 약속을 받아 다섯 달 뒤 따오기 한 쌍을 들여왔다. 2013년엔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만남을 통해 따오기가 추가로 도입됐다.

창녕군 현황 그래픽

이런 도입과 번식 과정을 거쳐 따오기는 모두 95마리로 늘었다. 김성진 복원센터 박사는 "따오기들이 내달 준공되는 훈련장에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작, 2017년엔 우포늪에 방사된다"며 "이는 창녕군뿐 아니라 한국 환경 부활의 상징이 될 것"이라 했다. 창녕군은 오는 10월부터 일부 따오기를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창녕군은 올 연말쯤 이 센터 인근에 '우포늪 생태 체험장'도 준공한다. 인근 유스호스텔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올해 착공, 130억원이 투입되는 우포곤충어드벤처관은 우포늪에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을 계절에 관계없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우포늪 인근에 2013년 개장한 '산토끼 노래동산'에서는 지금까지 33만여명이 토끼와 함께 자연을 만끽했다. 이방면 이방초등학교에 재직하며 동요 '산토끼'를 만든 고(故) 이일래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110억원을 투입해 만든 곳이다.

◇기업과 주민 모이는 도시

창녕군은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논밭만 있던 이곳에 2008년 이후 넥센일반산업단지, 대합일반산업단지 등 7개 산업단지(총면적 240만㎡)가 생겼다. 넥센타이어를 포함해 360여 유망 기업이 들어와 3조8000억원의 투자 유치 효과를 낳았고, 순수 기업 일자리만 1만4000여개 생겼다.

창녕군의 넥센타이어 유치 과정은 전설이다. 경남 양산에 본사가 있는 넥센타이어는 2009년 제2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창녕군을 비롯, 전국 시·군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다. 그해 6월 강병중 넥센 회장은 창녕에서 김충식 창녕군수와 점심을 먹기로 했지만, 부산에 급한 업무가 생겨 창녕에 가지 못했다. 넥센 측은 양해를 구했으나 김 군수는 약속 장소에서 계속 기다렸다. 이 소식을 들은 강 회장은 급한 업무를 끝내고 해가 지고 나서야 창녕의 약속 장소로 달려갈 수 있었다. 군수와 공무원들은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김 군수는 창녕의 입지적 우수성과 파격 지원 등을 자세히 설명했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강 회장은 창녕을 공장 입지로 정했다.

공장 건립은 신속했다. 창녕군은 통상 9개월~1년인 산업단지 인허가 기간을 3개월로 줄였다. 넥센타이어는 53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2012년 3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2018년 추가 투자가 완료되면 넥센의 지방세만 한 해 3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단계별 증설을 통해 새 일자리가 최대 2000여개 생길 예정이다. 창녕군은 230만㎡ 규모 산업단지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김재식 창녕군 기업유치계장은 "창녕~현풍 고속도로 확장과 대합IC 설치 등 각종 인프라가 기업들 물류비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창녕이 대구·창원 등 대도시를 배후에 두고 있고 경남·대구·경북을 아우를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기업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적극적 기업 유치 등에 힘입어 현재 창녕군 인구는 6만3500여명으로 2009년에 비해 4%(2300여명) 가까이 증가했다. 경남의 군(郡) 중 유일하게 6년 연속 인구가 늘었다. 창녕에 생활 터전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정착금 등 혜택들도 탄탄하다.

◇부곡온천과 화왕산

창녕 부곡온천은 국내 최고 수온인 데다 유황 성분이 피부에 좋기로 유명하다. 1970~1980년대 국내 최대 규모 온천지로 유명세를 탔고, 최근엔 겨울 전지훈련을 하기 위해 운동선수 6만~7만여명이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부곡온천 주변엔 천연 및 인조잔디로 조성된 축구 전용 구장 9면, 실내 운동이 가능한 국민체육센터, 테니스와 정구 전용 구장인 공설 테니스장 등 체육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화왕산은 해발 757m로 하루 등산 코스로 최적지다. 드라마 '허준' '대장금' '상도' 등 촬영지로 유명하다. 봄엔 진달래, 여름은 억새 초원, 가을의 황금색 억새 물결, 겨울의 설경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