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최근 단행한 장성 승진 인사에서 조선족 출신의 여성 소장이 처음 탄생했다.

중국군 전략 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기관지 '화전병보(火箭兵報)'는 4일 제2포병 소속으로 대교(大校·대령과 준장 사이 계급)에서 별을 단 리셴위(李賢玉·50·사진) 소장의 빛나는 이력을 소개했다. 리 소장은 헤이룽장성 무단장(牧丹江) 출신으로 1982년 대입 시험에서 헤이룽장성 이과 수석을 차지하며 수재로 이름을 날렸다. 중국 명문인 베이징대 무선전자물리학과에 입학하고서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1990년 대학원을 졸업한 그녀는 다양한 진로를 놓고 고민했다. 한국에 거주하던 친척들은 외국으로 나가라고 제안했고, 대학 동기들은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춘에서 창업하자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리 소장은 입대를 결정했다. 당시 지도교수를 따라 만났던 제2포병의 원로가 "당신 같은 젊은 인재가 제2포병군에서 일하면 훨씬 더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통신병으로 출발한 리 소장은 1991년 걸프전 덕분에 주목을 받았다. 중국군 지도부는 걸프전을 통해 전자정보전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무선·전자 전문가인 그녀에게 중국군의 정보 시스템을 맡겼다. 리 소장은 재래식 무기 중심으로 초보 단계였던 중국군의 정보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1995년에는 미사일 발사 훈련장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어 제2포병의 지휘·정보 체계를 일체화한 시스템을 완성한 공로로 우수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됐다. 장성 진급 전까지 제2포병 장비연구원 소속의 엔지니어 총책임자로 활약했다. 제2포병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등 중국군의 핵심 전력을 총괄하는 부대다. 관영 환구시보는 리 소장에 대해 "제2포병의 여성 미사일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중국군에는 500여명의 장성이 있지만, 여장군은 10여명뿐이다. 베이징 군사 소식통은 "소수민족인 조선족 여성이 중국군에서 별을 달았다는 건 그만큼 능력이 뒷받침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조선족으로는 조남기 장군이 1988년 중국군에서 상장(우리의 대장)까지 올랐으나, 조선족 여장군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중국군에선 반(反)부패 칼날에 40여명의 장성이 낙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