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 400석 남짓한 대강당에 가득 들어찬 600여명의 장병과 국방부 관계자 등은 우리 해군 참수리호와 북한군 함정의 전투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전투 장면이 30여분가량 이어지는 동안 곳곳에서 탄식과 울음이 터져나왔다.

1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대강당에서 최윤희(오른쪽) 합참의장이 영화 ‘연평해전’을 만든 김학순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지난 2002년 당시 해군 2함대에서 근무했던 해군들도 있었다. 이들은 권기형 (당시) 상병이 왼쪽 손가락을 잃은 상태에서 탄창을 갈아 끼우는 장면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영화 말미에 참수리 정장이었던 고(故) 윤영하 소령이 산화하기 열흘 전 했던 '월드컵 응원 인터뷰' 영상이 나오자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 희생 장병 영결식 장면도 이어졌다. 2시간여의 시사회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다. 기립 박수는 한참 동안 계속됐다.

당시 2함대에서 근무했던 한 장교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그때 그 바다에서 일어난 일을 저도 잘 몰랐습니다. 살아 돌아온 장병들이 기억의 파편으로 남긴 말만 전해들었죠. 영화를 보고 나니 그 파편들이 제 가슴을 파고드는 것 같습니다."

해군 관계자는 "2함대 장병들이 외롭게 벌인 전투 장면을 보면서 병사도, 장군도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합참 박문영 해군 준장은 "2002년 월드컵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조국을 위해 산화한 잊힌 영웅들이 영화를 통해 부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1600여명의 장병과 공무원 등이 참석, '앙코르' 상영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