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은 곳에 아예 가지 마라. 특히 지하철 버스는 심각하게 위험하다. 의학계는 메르스가 이미 대중으로 퍼졌다고 본다.”

최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돌고 있는 메르스 관련 ‘정보글’의 일부다. “분당 서울대병원 근무하는 사촌 형님에게 들은 내용”이라고 시작하는 이 글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이미 공공장소에 광범위하게 퍼졌다고 단정한다. 그러면서 “분당 서울대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3명인데 언론에는 한마디도 안 나온다”, “정부 발표는 모두 축소·거짓 발표”, “일반 마스크는 아무런 소용이 없고 고글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19일 분당 서울대병원과 보건복지부에 이 글의 내용을 확인해 보니 “잘못된 팩트와 과장된 내용으로 가득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분당 서울대병원 측은 “3명이 아닌 4명의 메르스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수차례 언론에 공개됐다”고 했다. 마스크와 고글에 대한 내용은 메르스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의료진에게나 해당되는 것을 마치 일반인 모두가 그래야 하는 것처럼 과장한 것이다.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의사와 의학계를 빙자한 유언비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의대 김익중 교수의 글’이라며 “이쯤 되면 방역이 뚫렸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서 메르스가 크게 유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도 널리 퍼지고 있다. 이 글은 확인 결과 출처가 조작된 것이었다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누군가 ‘서울대 의대 교수의 글’이라고 속여 퍼뜨린 것이다.

김 교수는 “내 글은 맞는데, 왜 나를 ‘서울대 의대 교수’로 둔갑시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7일 “메르스의 사망률은 40%가 아닌 10% 정도” “건강한 사람은 충분히 완치되고 있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메르스 예방이 가능하다”는 글도 올렸는데, 이 글은 SNS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언론정보)는 “사람들이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보니, SNS에선 부정적으로 왜곡된 정보가 유통되는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