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챈〈사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전파는 병원과 같은 밀실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한, 일반 국민 (감염)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의 바람보다 시간이 걸릴 수는 있으나 한국의 메르스 발병은 종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챈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초기에는 운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역학 조사가 이루어졌다"며 "이후 대응 조치는 대대적으로 강화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전 세계에서 이만큼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개막하는 '세계간호사대회'에 참석차 방한한 챈 사무총장은 "한국에서 강력한 접촉자 추적, 감시, 격리 조치가 실행된 이후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WHO는 16일 긴급 전문가 회의를 열어 "한국의 메르스 발병이 '국제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으며 한국에 대한 여행·교역 금지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을 판별하는 밀접 접촉 기준이 '2m 이내, 1시간 이상'인데 이는 적합한 기준인가.

"거리와 노출 시간, 두 요인이 모두 중요하다. 다른 여러 요인도 있다. 기침을 하는지, 기침이 폐 깊은 쪽(하기도)에서 올라오는지 여부 등이다. 이런 여러 요인이 있기 때문에 감염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 왜 어떤 노출자는 감염되고 어떤 노출자는 안 되는지는 확인 중이다. 한국에서 발견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은 변이가 없다."

―홍콩 보건성 장관으로 조류인플루엔자와 사스를 종식시켰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 준다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면 경계 태세를 늦추면 안 된다. 사람과 상품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국제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보 공유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 밖에 지역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에서 라이베리아 같은 곳은 지역사회 협력으로 감염 사례를 0%로 만들 수 있었다. 반면 시에라리온·기니는 지역사회의 반발 때문에 사태 해결이 더뎠다. 나는 한국 국민이 지혜롭다는 것을 안다. 개인적으로 한류 영화를 좋아하기도 한다. 한국 국민이 협조하면 이 상황을 빨리 극복할 수 있다."

―메르스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메르스는 에볼라와 마찬가지로 치료제가 없는데, 에볼라 사태에서 배운 것은 초기 조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발열·기침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가라. 메르스 환자 접촉 여부를 꼭 말해줘야 한다. 완치자가 많다는 점을 잊지 말라. 조기에 조치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 "메르스 7월까지 갈 가능성"]

한편, 18일 열린 국회 메르스대책특위 전체 회의에서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가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해관 성균관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짧게 봤을 때는 6월 중 (메르스가) 종식되기는 힘들지 않겠나 본다. 7월 중에 종식되면 대단히 성공적인 것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국·WHO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을 맡았던 이종구 서울대 의과대학 글로벌의학센터 소장도 "적어도 수주는 걸릴 것으로 평가단은 생각한다. 이는 지금처럼 산발적인 발병이 멈추고 난 뒤 수주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