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있는 의료진·직원·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PCR) 전수조사를 해야 하느냐를 놓고 메르스 즉각대응팀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다. 전수조사를 할 경우 대상자는 수천 명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규모 감염 확인 예비 조사다.

이 같은 논란은 병원 응급실 이송요원(137번 환자)이 메르스에 감염된 줄 모르고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각대응팀 위원인 한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병원에 머물러 있는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감한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바이러스 침입 여부를 알아내는 PCR 검사가 감염자에게 증상이 있을 때 정확하다는 점이다. 증상 없는 사람에게 해봐야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혼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일시에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송요원 밀접 접촉자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송요원 동선을 파악한 CCTV 분석에 따르면, 해당 이송요원은 환자를 옮길 때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병원도 그렇게 하라고 교육했다고 했다. 그의 증상도 기침보다는 발열 위주다. 바이러스를 외부에 퍼뜨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전수조사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송요원의 동선, 환자에게 미칠 위해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삼성서울병원 즉각대응팀에 전염병 분야 예방의학 전문가가 한 명도 없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