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 때문에 실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서울시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이 13일 오전 일제히 실시됐다. 수험생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시내 121개 시험장 4398개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7·9급 공무원 2284명을 임용하는 이번 시험에는 13만33명이 원서를 접수해 56.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응시생들은 시험장 출입구에서 손세정제로 소독하고, 열화상 카메라 등을 통해 발열 여부를 검사받은 뒤 입실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시 공무원임용시험 필기시험이 치러진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 보건소 직원들이 수험생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서울시는 검사 결과 발열이나 기침 등의 이상 징후가 있는 수험생 18명은 별도의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이들은 시험이 끝난 후 관할 보건소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그러나 부산에 거주하는 자가격리 대상자 A(27)씨는 서울 시험장까지 와서 자신이 자가격리 대상자임을 밝혔다. A씨는 시험 응시를 위해 전날 오후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직후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택시로 이동해 모텔에 혼자 투숙했으며, 시험 당일에도 택시를 타고 강동구 강동고등학교 시험장에 도착해 인근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A씨는 시험장 입구에서 체온이 높은 것으로 측정되자 간호사의 문진을 받았고, 이때서야 자신이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A씨의 입실을 막고 구급차를 이용해 보건소로 A씨를 옮겼다. 서울시 관계자는 “A씨가 시험장 입장 전에 격리됐기 때문에 A씨와 다른 응시자들은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병원에 격리된 상태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후 5시쯤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메르스로 인해 자가격리 중인 응시생 3명은 서울과 충청북도의 자택에서 감독관 2명과, 간호사 1명, 경찰관 1명이 입회한 가운데 시험을 치렀다. 이들 4명은 마스크와 방진복 등을 착용하고 시험 감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