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월호 침몰 당시 단원고 학생 수십명을 구해 의인(義人)이라 불렸던 김홍경씨가 10일 암 투병 중인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아내의 간호를 받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작년 세월호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한 뒤 배에 앉아있는 김씨 모습을 찍은 동영상 캡처.

세월호 참사 당시 ‘로프’로 안산 단원고 학생 20여명을 끌어올려 구해낸 김홍경(59)씨가 암 투병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씨를 돕겠다’는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단원고 생존 학생 학부모들은 “이른 시일 내에 김씨를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씨가 입원 중인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 측은 11일 김씨의 치료비 전액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의료비 면제 결정은 진료가 끝나가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병원 측은 김씨의 사정을 고려해 이날 관련 심사에 들어갔다. 세월호 성금을 모금해온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김씨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르면 오는 22일 김씨에게 4200만원을 우선 지원하고, 김씨 사정을 고려해 추가 지원 방안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관 설비 기술자인 김씨는 세월호 당일 일거리를 찾아 스타렉스 차량에 장비를 싣고 제주도로 가기 위해 세월호에 올랐다가 사고로 사실상 전 재산을 잃었다. 사고 직후 탈출하지 않고 단원고 학생들을 구해 의인(義人)으로 불렸지만 작년 12월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하루 시민 20여명이 김씨를 돕겠다고 나섰다. 치료에 써달라며 김씨에게 1000만원을 내놓은 한 독지가는 “김씨의 의로운 행동에 감명받았고, 우리 사회가 투병 중인 의인을 돌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학부모 대표 장동원씨는 단원고 피해 학생 가족들이 중심이 된 ‘4·16가족협의회’ 홈페이지에 “생존 학생 부모로서 죄송합니다”는 글을 남겼다. 장씨는 “당연히 찾아뵙고 인사 드려야 했는데, 사고 후 경황이 없어 그러질 못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도 “보건복지부와 상의해 치료비 지원 등 백방으로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