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남 여수에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다. 정부와 GS그룹이 바이오 화학과 농수산 분야의 벤처 창업 지원을 위해 총 139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전남 지역을 친(親)환경 바이오 화학산업과 농·수산 벤처 창업의 거점으로 키우기로 했다. GS그룹은 이 펀드에 400억원을 냈다.

GS, 바이오화학 육성… 전남창조혁신센터 출범 - 2일 전라남도 여수시 덕충동의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박근혜(앞줄 오른쪽) 대통령이 바이오 화학 연료를 쓰는 이앙기에 올라 운전 시범을 보이는 허창수(왼쪽) GS그룹 회장을 보며 참석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전남 혁신센터 출범식 축사를 통해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생명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며 'K푸드'(한국식품) 벨트를 구축하는 농수산 분야의 전국 센터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GS그룹이 여수에 건설하는 바이오 화학 플랜트는 바이오 매스 원료를 공급하는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창의성' 인정받으면 자금 지원하는 펀드 100억원

전국에 산재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12번째로 출범한 전남 혁신센터는 저(低)부가가치, 노령화 산업인 농수산업에 새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을 접목해 '돈 잘 버는 산업'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년들이 이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GS와 전남도는 이를 위해 돈과 기술, 교육, 판로(販路)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사업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인정받으면 사업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농식품 아이디어 창업 펀드'를 약 1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GS그룹의 상생 협력 자금에 농식품 모태 펀드를 연계해 조성하는 이 펀드는 펀드 운용 조건을 완화해 공격적인 지원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 간 협의하고 있다. 농수산·관광·바이오 화학 벤처 투자 펀드 150억원, 창업·중소·벤처기업 융자 펀드 920억원도 조성해 운영한다.

농수산업 분야 창업자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술 지원과 창업 노하우 전수를 위해 혁신센터 최초로 기숙형 창업 시설인 '인큐빌(Incu Vill)'도 운영한다. 숙소 21개실(室)을 갖춰 창업 희망자들이 센터에 머물면서 실시간으로 멘토들을 만날 수 있게 되며, GS그룹은 계열사의 현업 전문가 6명을 센터에 상주시키면서 예비 창업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바이오 추출물 분야 강소(强小)기업 육성

전남 혁신센터는 농수산업 분야 고(高)부가가치 창업과 함께 전남 지역의 풍부한 농어업 바이오매스 자원과 여수 화학산업단지의 인프라를 결합해 친환경 바이오 화학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도 벌인다. 바이오 화학산업은 기존의 석유화학과는 달리 사탕수수, 옥수수,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바이오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산업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올해 말 500억원 규모의 바이오부탄올 플랜트 건설에 착공하는 등 이 분야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며 "이 같은 산업 기반이 조성되면 바이오 추출물 분야의 강소(强小)기업을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을 마치고 전남 혁신센터 내부를 둘러봤다. 급·배수, 염도 측정, 채염을 자동화한 스마트 염전 시범 사업에 대해 박 대통령은 "소금을 모아주는 것까지 자동이에요?"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승도영 GS칼텍스 연구소장이 "바이오 화학이 화장품, 섬유도 개발한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가능성이 아주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12차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모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