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2003년 유행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걸렸을 경우 현재까지의 치사율은 메르스가 가장 높고, 전파력만으로 보면 신종플루가 가장 세다.

메르스는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해 '중동호흡기증후군'이란 이름을 얻었다. 38도 이상 고열, 기침, 숨 가쁨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치사율은 40%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11월 중국에서 발생해 2003년 유행한 사스 역시 메르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질병이다. 사스-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환자가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 방울 등을 흡입하거나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감염된다. 메르스를 '중동 사스'라고 하는 까닭이다. 38도 이상 열이 나고, 두통·근육통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나다 호흡 기능이 나빠지다가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중국·홍콩 등에서 감염자가 많았다. 치사율은 10%로 알려졌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메르스의 사망률은 사스보다 4.3배 높다"며 "증상이 나타난 후 사망까지 걸리는 시간도 메르스는 11.5일, 사스는 23.7일로 메르스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낙타와 직접 접촉한 사람 등 1차 감염자와는 달리 2차 감염자의 사망률은 현저히 낮아 최종 사망률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는 일종의 독감이었다. 감염된 환자가 기침과 재채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됐고 고열과 근육통, 구토·설사 등의 증세를 보였다. 치사율은 0.07%로 계절 독감(0.1%)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낮은 수준이었지만 전파력이 커서 많은 감염자가 생겼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3월 기준 260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지금은 매년 유행하는 계절성 독감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에볼라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체액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는 점에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메르스·사스·신종플루와는 다르다. 박쥐와 영장류 등 감염된 동물로부터 우연히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확한 감염 경로는 규명되지 않았다. 메르스처럼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하거나 주삿바늘을 공유할 경우 침·땀·혈액 등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졌다. 잠복기는 2~21일이며 발열과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다 7~10일 사이 사망한다. 치사율은 25~90% 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