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웅 Books 팀장

최근 국립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60대 이상 남녀 비율이 99대1이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물론 99대1은 2006년 수치고, 지난해인 2014년에는 95대5 정도로 여성 이용자의 비율이 조금 높아졌더군요. 하지만 '할아버지 비율'이 압도적이기는 마찬가지. 이 수치를 놓고 할아버지만 책을 좋아한다는 둥 할머니와 달리 할아버지는 사교성이 없어서 도서관밖에 갈 곳이 없다는 둥 다양한 자의적 해석이 나왔습니다.

지난주에 '책으로 다시 살다'(북바이북)를 읽었습니다. 함께 읽고 토론하고 글쓰는 학습공동체인 숭례문학당 25명의 '간증' 같은 책이더군요. 숭례문학당 신기수 대표 이야기가 흥미로워요. 이 문학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초등 5학년부터 은퇴한 60대까지 폭이 넓습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전부 술집으로 간 건지 골프장으로 간 건지 70%가 여성이라더군요. 도서관과는 상반되는 결과였어요. 역시 '함께하는' 모임에서는 여성들이 더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걸까요.

'혼자 읽기'가 아닌 '함께 읽기'를 이 책을 보며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혼자 읽기는 어쩌면 '고독'을 즐기면서 성찰하는 자리일 겁니다. 그래서 신독(愼獨)이라는 표현도 있는 거겠죠. 하지만 고독이 고립이 되어서는 곤란할 겁니다. 신기수 대표는 그래서 '함께 읽기'를 제안하더군요. 치열한 공부를 위해서 혼자 읽기도 해야 하지만, 그걸 검증하고 또 나누기 위해서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이죠. 서평독토(독서토론), 산책독토, 여행독토, 낭독모임, 영화토론, 건축토론, 전시토론 등 다양한 토론 모임이 있다는군요. 요즘 '강연'이 인기지만, 단지 말을 듣기만 하는 '강연 쇼핑'은 문제가 많다고 했습니다.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어차피 '0대100'의 원칙은 없습니다. '혼자 읽기'와 '함께 읽기'가 어우러지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멀리 가려면 함께 가고, 오래 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군요. 자신의 기질과 네트워크의 효용을 조화시키는 책 읽기. 이번 봄에 실천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