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셈배틀 (6)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종걸(58) 의원. 4선 의원임에도 강한 성향 때문에 ‘지도력’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종걸 의원의 ‘입’은 지난 2008년, 2012년 두차례에 걸쳐 이미 충분히 논란이 됐던 문제. 지난 2008년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4000만 국민을 속였다” “장차관도 이명박 휘하의 졸개”라고 비난했다가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안이 상정됐었다. 또 2012년 대선 기간에는 공천 헌금 문제를 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를 향해 “그 △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트윗을 올려 큰 논란이 일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에는 “또 떨어지면 자살을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엄포를 놔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강성 발언’의 배후에는 ‘운동권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는 게 속셈배틀의 분석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종걸 의원은 삶의 궤적이 비슷한 경우. 둘 다 변호사의 이력이 있고, 이후 개혁적 성향으로 변신한 경우다. 이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운동권’의 전통이 있다. 이분들에 비하면 나는 변호사로 뒤에서 지켜만 봤다”는 취지로 말했을 만큼 이 의원은 ‘운동권’에게 일종의 부채 의식을 가진 경우다. 젊은 시절 노무현의 심경 변화를 연상케 한다. 바로 이런 삶의 자세가 쉽게 타협하지 않는 ‘강성 이종걸’을 만들어냈다는 후문.

그를 원대대표로 뽑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어떤 전략으로 그를 택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당내 친노 세력과 여당을 동시에 견제하겠다는 포석. 문재인 당패표의 지도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라도 ‘강한 이미지’를 내세우며, 동시에 ‘친노’ 그룹의 당 주도권도 어느 정도 탈환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속셈 배틀이 이런 내용을 시원스럽게 풀어 전한다.

출연 /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 박은주 디지털뉴스본부 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