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 3인방 류현진(28·LA 다저스)과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펼치는 '꿈의 대결'이 시작된다.

메이저리그(MLB)는 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컵스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나머지 구단들은 7일 개막전을 치른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개막전을 하고, 텍사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로 시즌을 시작한다. 피츠버그는 신시내티 레즈의 홈구장으로 가 개막전을 한다.

강정호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피츠버그에 둥지를 틀면서 내셔널리그에서 펼칠 류현진과 강정호의 맞대결에 커다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둘은 워낙 절친한 사이라 더욱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올 시즌 6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8월8일부터 10일까지 피츠버그의 홈구장인 PNC 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9월19일부터 21일까지는 다저스의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한국 무대에서 류현진과 강정호의 상대전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류현진과 강정호는 13경기에서 맞대결을 했다. 강정호의 류현진 상대 타율은 0.176(34타수 6안타)에 불과했다. 삼진도 11개나 당했다. 그러나 6개의 안타 중에 2루타가 세 방이었고 하나는 홈런이었다.

미국 무대에서 둘의 처지는 조금 다르다.

2013년 먼저 미국 무대로 떠난 류현진은 2년 연속 14승을 수확하면서 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의 뒤를 받치는 3선발로 자리매김해 최강 선발진을 구축하는데 일조했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거포 유격수로 성장한 강정호는 한국인 야수 최초로 미국 무대를 밟아 아직 물음표가 달려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는 아메리칸리그에서 뛰는 추신수와 류현진의 맞대결도 이뤄진다.

다저스는 6월16일부터 19일까지 텍사스와 인터리그 4연전을 벌인다. 16~17일에는 텍사스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18~19일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이 펼쳐진다.

추신수가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던 지난 2013년 7월28일 류현진과 추신수는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류현진이 판정승을 거뒀다. 1회 첫 타석에서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냈지만 이후 3회와 6회 류현진이 추신수를 땅볼과 삼진으로 요리했다.

지난해 다저스와 텍사스가 인터리그에서 만나는 일정이 없어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맞대결이 성사되려면 일단 류현진과 추신수, 강정호가 건강하게 시즌을 치러야한다.

개막을 눈 앞에 둔 현재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은 류현진이다.

올해 시범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3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지난달 18일 텍사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한 이후 왼 어깨에 통증이 생겨 부상자명단(DL)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어깨 통증으로 휴식을 취해야했던 류현진은 지난해 9월에 느낀 통증과 비슷하며 큰 부상이 아니라며 우려를 차단했다. 다저스 구단도 큰 부상이 아니라는 발표를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어깨 통증을 호소한 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냐는 비관론을 제기했다.

아시아 출신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3~4년차에 겪는 징크스를 류현진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등 일본인 투수들은 3년째까지 맹활약하다 부상 탓에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 192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지난해 152이닝으로 소화한 이닝 수가 줄었다. 매년 200이닝 소화를 목표로 잡는 류현진이 목표를 현실로 만들려면 건강이 관건이다.

추신수는 올해 재도약을 노린다.

2009~2010년 2년 연속 타율 3할,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간판 타자로 활약한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었던 2013년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112볼넷 107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13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7년 간 1억3000만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텍사스에 둥지를 틀었다.

계약 금액만큼 큰 기대를 받았으나 추신수는 FA 계약 직후 첫 해인 지난해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 58볼넷 58득점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 8월 왼쪽 팔꿈치, 9월 왼 발목을 수술하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일찍 시즌을 접은 추신수는 매년 하던 한국 방문을 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려 완전히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는 부활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그는 4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167(42타수 7안타) 4타점 4볼넷 5득점을 기록 중이다.

2012년까지 주로 우익수로 뛰어온 추신수는 2013년 중견수, 지난해 좌익수로 뛰다가 3년만에 원래 포지션으로 돌아와 시즌에 나선다.

강정호는 미국 무대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한국인 야수는 강정호가 최초라 현지 언론들도 강정호가 미국에서도 장타력을 자랑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간혹 일본인 야수들의 사례를 비춰 강정호의 성적을 예측하기도 하지만 일본 내야수 중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시범경기에서 3루수와 2루수, 유격수로 고루 나서며 내야 유틸리티의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는 강정호는 기복이 심했다.

초반 2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를 뽑아내며 장타력을 과시했던 강정호는 이후 난조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루타를 때려낸 강정호는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4경기에서 잇따라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일단 강정호는 빅리그에서 적잖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와 최대 5년간 165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까지 하면 강정호 영입에 2000만달러를 넘게 쓴 셈이다. 스몰마켓 구단인 피츠버그로서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강정호의 어깨는 상당히 무겁다. 성공 여부에 따라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야수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현지 언론들은 올해 강정호가 지난해 한국 무대에서 친 홈런(40개)의 절반인 20개 정도의 홈런만 날려도 성공적인 데뷔 시즌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