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KTX와 포항KTX 개통을 앞두고 항공업계와 버스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기존 항공·버스 수요의 상당수가 KTX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서울~광주 노선의 항공기 승객 100명 중 53.5명이 KTX를 이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고속버스 승객은 100명 중 37.6명이 KTX로 옮겨 탈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적으로 KTX의 수송 분담률은 45%까지 높아져 서울과 호남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은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개통 1년 만에 대구공항의 이용객이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적이 있다"며 "실제로는 항공기 승객의 이탈 비율이 80% 수준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광주·포항 교통수단별 소요 시간과 운임 정리 표

실제 국내 공항들은 2010년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동대구~부산)이 개통한 이후 KTX에 손님을 뺏겨 적자에 시달려왔다. KTX보다 요금이 비싼 반면 수속 시간 등을 감안하면 소요 시간이 크게 짧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김포~광주 노선의 항공 운임을 KTX 요금보다 싸게 할인하는 등 손님 지키기에 나섰다. 한국공항공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과 함께 지난 23일부터 'KTX보다 더 빠르고 매력적인 가격'이란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다. 주중(금요일과 성수기 제외)에 김포~광주 노선을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기존 항공사 온라인 할인(최대 10%) 외에 2만원을 추가로 할인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러면 항공 운임이 기존 6만7200원에서 4만1100원으로 낮아진다. 이는 KTX 요금(4만6800원)보다 12% 싼 것이다.

고속버스 업계도 침대 버스나 심야 버스 등 KTX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고속버스를 타면 서울~광주 구간을 가는 데 3시간 20분 정도가 걸려 최소 1시간 33분이 걸리는 KTX와 시간 경쟁은 어렵기 때문이다. A 버스업체 관계자는 "KTX가 고속버스보다 2배 가까이 비싸 충격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새 차 구입을 일단 2~3개월 뒤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