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내년 1월부터 현재의 남·북부 전투사령부(작전사령부)를 폐지하고, 이들 사령부를 기능 중심으로 재편(再編)키로 한 것은 공군 작전의 심장부인 전투사령부 성격이 창군 이래 처음으로 지역 중심에서 바뀐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3년 이후 공군의 작전 지휘는 오산·대구에 있는 북부·남부 작전사령부를 통해 지역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수원·서산·원주·충주 기지의 전투비행단 등은 오산의 북부작전사령부가, 광주·대구·김해 기지의 비행단 등은 대구의 남부작전사령부가 지휘하는 방식이었다. 공군의 12개 비행단 중 전투기 중심의 전투비행단은 9개이고 훈련비행단 1개, 수송비행단 2개 등이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지난해까지 공군에 E-737 '피스 아이' 조기경보통제기(4대), 금강백두 정찰기, T-50 초음속 훈련기와 KT-1 기본훈련기 등 전투지원기들이 대거 도입되면서 지역 중심의 작전 지휘가 큰 의미가 없게 됐다. 노후한 F-4·5 전투기의 퇴역 등으로 공군 전투기는 500대 이상에서 400여대로 크게 줄었다. 주력 전투기는 F-15K 60대, KF-16과 F-16 160여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지원기로 분류될 수 있는 감시통제기는 E-737 조기경보통제기, 금강백두 정찰기 등 60여대, 수송기는 C-130, CN-235 등 50여대, 훈련기는 T-50, KT-1 등 160여대, 헬기는 HH-47 등 40여대로 크게 늘어났다. 줄잡아 310여대의 지원기 전력이 형성된 것이다.

한국형 전투기 제원 설명 그래픽

특히 오는 2018년 이후인 3~4년 뒤부터 공중급유기(4대), 장거리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국산 중고도 무인정찰기(2019년) 등 전략적 의미가 큰 공군 지원 전력들이 속속 도입될 예정이어서 전투사령부의 개편이 시급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엔 오는 2025년까지 개발돼 2026~2032년 120대가 도입될 한국형전투기(KFX)도 영향을 끼쳤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국방연구원 전성진 박사는 "남한만 보면 작전 지역이 좁은 상황에서 남북으로 나눠서 운영했을 때보다는 기능적으로 배분하는 게 지금보다는 효율적"이라며 "앞으로 전력이 추가로 들어오는데 현재의 작전사령관이 전부 전력을 커버하기엔 무리이기 때문에 기능사령부로 바꿔놓으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전투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KAI 선정

한편 2010년대 말까지 약 100대의 노후 전투기가 퇴역하게 됨에 따라 그 전력 공백을 메울 국산 전투기인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30일 선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8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5년까지 개발되는 한국형전투기 사업은 개발비만 8조6700억원이 들고, 양산비용(120대 기준) 9조6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최소 18조원이 넘는 창군 이래 최대의 무기 개발 및 도입 사업이다.

방사청은 "지난달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KAI와 대한항공 2개 업체를 대상으로 개발 계획과 개발 능력, 비용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KAI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KAI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항공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데다 기술력 등에서 앞서 입찰제안서 평가에서 대한항공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KAI와 5월까지 기술 및 가격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 뒤 6월 중 방위사업추진위를 열고 한국형전투기 체계 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해 계약할 예정이다. 한국형전투기는 미국 F-16보다 레이더, 전자장비 등에서 더 우수한 '미들급' 전투기를 인도네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날 방위사업추진위에선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PAC-3)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는 '패트리엇 성능 개량 사업'도 의결, 사업담당 업체로 미 레이시온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