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주한 미국 대사가 한·미 연합 훈련을 반대하는 친북 성향 인물에게 습격당했다. 5일 오전 7시 38분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시민단체 '우리마당 통일문화연구소' 소장 김기종(55)씨가 휘두른 길이 25㎝ 흉기에 의해 오른쪽 얼굴에 깊이 3㎝, 길이 11㎝의 자상(刺傷)을 입고, 왼쪽 손목 힘줄 2개가 파열됐다. 국내에서 주한 미 대사가 공격 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리퍼트 대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2시간 30분간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범인 김씨에 대해 6일 중 살인 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깊이 3㎝, 길이 11㎝ 刺傷 - 5일 오전 7시 38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김기종씨가 휘두른 칼에 얼굴 부상을 입고 쓰러졌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일어서고 있다. 리퍼트 대사의 뺨에 길이 11㎝, 깊이 3㎝의 자상이 선명하다(사진은 흑백 모자이크 처리). 리퍼트 대사는 80여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김씨는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리퍼트 대사가 앉은 테이블로 뛰어들면서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미국이 남의 나라에 와서…"라고 소리쳤다. 김씨는 한·미 연합 훈련을 반대하고, 전시작전권 환수를 주장하는 유인물도 현장에 가져왔다.

김씨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민주평통 지역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등을 지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통일부 허가를 받아 8차례 방북했고, 2011년 12월 서울 덕수궁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세우려다 물의를 빚었다. 리퍼트 대사는 수술 뒤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진전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겠다. 같이 갑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씨의 테러에 대해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