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선 남쪽 구간을 복원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과 러시아까지 철도를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경원선은 북한의 평라선(평양~나진)과 이어져 북한 나진·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타고 모스크바, 유럽까지 갈 수 있다. 중국 투먼을 통해 만주 하얼빈을 갈 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의 호응이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센터장은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최대 역점 사업으로 원산과 금강산에 국제 관광특구 조성을 말했는데 경원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쪽에서도 경원선 복원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정황이 감지되고 있다. 통일준비위 관계자는 "요즘 북한 당국자들이 (개발을 위해) 가장 솔깃해하는 노선이 바로 경원선"이라고 말했다.

경원선 복원은 '철도 주권' 문제와 직결된다는 견해도 있다. 철도 전문가 대부분은 현재 러시아·중국이 낡은 북한 철도 개량권 등을 잠식해 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철도 전문가 A씨는 "조선 말기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선을 침탈하면서 가장 먼저 요구했던 것이 바로 철도 부설권"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러시아 철도는 남북한 철도와는 신호, 전기 등 시스템이 다르다. 따라서 중국·러시아가 북한에 먼저 철도를 놓으면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 시스템 호환에 문제가 생긴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러시아 철도는 궤도의 폭도 달라, 궤도 폭을 바꿀 수 있는 열차를 개발하거나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도 남측 구간만으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통일준비위는 경의선 복원 사례를 토대로 경원선 복원 이후 철원 지역을 찾는 안보 관광객이 연간 60만명에서 4배 이상(240만~27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원 지역은 백마고지와 제2 땅굴 등 안보 관광지가 많아 경의선 복원 때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철원에서는 6·25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이겨냈다고 자랑하는 북한 오성산 저격능선(상감령)을 볼 수 있어 '중국인 안보 관광지'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