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이는 채소를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 학교 급식(給食) 때도 채소 반찬을 꺼리는 아이가 많다. 미국 연구자들이 묘안(妙案)을 찾아냈다. 유타주 브리검영대 조 프라이스 교수(경제학)는 19일 "실험 결과 초등학교에서 점심 뒤에 주어지는 휴식 시간을 점심식사 앞으로 옮겼더니 채소와 과일 소비량이 54% 늘어났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교수는 학교 급식에서 점심 휴식 시간이 아이들의 편식(偏食)을 더 심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여러 연구에서도 초등학생들은 좀 더 오래 놀 생각으로 점심을 빨리 먹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시간이 짧으면 평소 좋아하지 않는 채소와 과일은 더 기피하게 된다.

연구진은 2011년 유타주의 초등학교 세 곳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봄에는 평소대로 점심 뒤에 휴식 시간을 주고, 가을에는 반대로 점심에 앞서 휴식 시간을 줬다. 인근 4개 학교에서는 봄과 가을 모두 평소대로 점심 후에 휴식 시간을 줬다.

휴식 시간이 점심 앞으로 바뀌자 아이들의 전체 식사량을 1로 봤을 때 채소·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0.291에서 0.462로 54% 늘었다. 채소와 과일을 먹는 아이들의 수도 45% 증가했다. 친구들과 뛰노느라 배가 고파져 식욕이 더 당기는 효과도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채소와 과일 소비가 늘자 음식물 쓰레기도 40% 줄었다. 1년 내내 점심 뒤에 휴식을 한 학교에서는 봄보다 가을에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약간 줄었다.

프라이스 교수는 "집에서도 아이가 밥을 먹고 바로 나가 놀게 하는 것보다 부모와 함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식사를 하면 아이가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음 달 국제 학술지 '예방의학'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