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이 일본 패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일본이 전쟁에서 역사를 배워야 하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특히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1931년 일본이 중국 동북지방을 침공한 사건인 만주사변에서 시작했다고 언급해, 전쟁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시사했다. 노골적으로 과거사를 부정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한 견제 차원의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은 TV조선 보도 전문.

[- 해당 기사에 대한 TV조선 동영상 보기]

[앵커]

일본의 아키히토 일왕이 신년사에서 패전 70주년을 맞아 일본이 전쟁에서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만주사변에서 시작됐다고 언급해, 과거사를 부인하는 아베 총리에게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패전 70주년을 맞은 2015년 새해 첫날이던 어제, 아키히토 일왕은 궁내청을 통해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지금 무척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올해가 종전 70주년이라는 분기점에 해당한다는 말로 운을 뗀 일왕은, "전장에서 숨지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과 도시의 폭격으로 많은 이들이 숨진 전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일본의 패전 70주년에 만주사변을 언급한 것이 이례적입니다.

만주사변은 1931년 일본이 중국 동북 지방을 침략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으로, 이후 일본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잇따라 일으켰습니다.

이 때문에 일왕의 만주사변 언급은 과거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아시아 이웃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평화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점점 노골적으로 과거사를 부정하고 있는 아베 정권 대한 견제차원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일왕이 일본이 일으켜온 전쟁이 '만주사변'으로 시작됐다고 직접 밝히면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긴 것은 처음이라며 아시아 이웃들을 무시하고 전쟁의 길로 가려는 아베 총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