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펠러가 후손인 마이클 록펠러가 지난 1961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식인종에게 희생된 정황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될 예정이라는 기사〈본지 25일자 A14면〉에 대해 파푸아뉴기니에 유학했던 권주혁(61) 동원산업 상임고문이 기사 내용에 오류가 있다며 연락을 해왔다. 록펠러의 실종 지점인 아스마트(Asmat) 지역이 속한 곳은 뉴기니섬 서부의 인도네시아 영토 파푸아주(州)로, 같은 뉴기니섬에 있지만 독립국가인 파푸아뉴기니와는 엄연히 다른 지역이라는 지적이다.
그린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넓은 뉴기니섬(한반도의 약 3.5배)은 섬 가운데쯤에서 경도 141도를 따라 직선으로 그은 국경을 기준으로 동쪽은 독립국가인 파푸아뉴기니, 서쪽은 인도네시아 영토로 나뉜다. 인도네시아령(領)은 '파푸아주' '웨스트파푸아주' 등 2개 주로 구성돼 있다. 마이클 록펠러가 실종된 '아스마트'는 파푸아뉴기니 국경에서 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지점으로 인도네시아 땅인 파푸아주 관할 지역이다.
뉴기니는 섬 전역에 걸쳐 오랫동안 외부 세계와 격리돼 독특한 생활 풍습을 유지하며 살아온 원시 부족들이 많아 '문화인류학의 보고'로 불린다. 일부는 20세기까지도 식인 풍습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기니섬이 동서로 양분된 것은 서구 열강들의 식민 지배와 관련이 있다. 19세기를 전후해 서구 열강들이 몰려오면서 섬의 서쪽은 네덜란드가 점령했고, 반면 동쪽은 영국과 독일 식민지가 됐다. 열강들끼리 편의대로 나눈 식민지의 경계가 현재 국경선의 바탕이 된 것이다.
동쪽 지역은 호주의 통치를 거쳐 1975년에 '파푸아뉴기니'로 독립했다. 파푸아뉴기니는 영연방 일원으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국가원수다. 한편 서쪽 지역은 이보다 앞선 1969년 주민 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로 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