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올해의 주연'은 최민식, 송강호, 손예진, 천우희였다. 이들은 2014 대표 영화제 시상식에서 남녀주연상 영예를 차지하며 저력을 드러냈다.

각기 다른 최우수작품상을 선정한 3대 대표 영화제시상식이였지만, 주연상 만큼은 일부 겹쳤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번 영화 시상식은 전체적으로 절묘한 선택으로 각자의 성격을 드러냈 것처럼 주연상 역시 묘하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의 선택은 '자유의 언덕'과 배우 최민식·천우희였다. 지난 11월 13일 열린 제 34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 차지했다. 남녀주연상은 각각 영화 '명량'의 최민식과 '한공주'의 천우희에게 돌아갔다.

대종상은 '명량'과 최민식·손예진에 그 영광을 안겼다. 지난 11월 21일 열린 제 51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는 '명량'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최민식과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손예진이 각각 남녀주연상을 차지했다.
청룡상은 또 달랐다. '변호인'과 송강호·천우희에게 트로피를 선사했다. 17일 열린 제 35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영예는 '변호인'에게 돌아갔으며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은 '변호인'의 송강호, 천우희였다.

세 시상식 모두 남자주인공은 천만 영화에서 탄생했다. 이로써 최민식과 송강호는 작품성을 어느 정도 담보하는, 이른바 '믿고 보는 배우'라 불리는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이자 흥행력을 입증하는 스타들임을 입증했다.

여우주연상은 천우희와 손예진이였는데, 손예진이 '해적:바다로 간 산적'으로 대종상에서 상을 받고 청룡상에는 다른 영화인 '공범'으로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는 손예진이 충무로에서 맹활약하는 다작 여배우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천우희는 여배우의 활약이 적었던 올해 영화계에서 단연 빛나는 수확이였다. 특히 다양성영화로 이 굵직한 시상식들에서 2관왕에 올랐다는 것은, '할 게 없다'라 부르짖는 여배우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해 줄 법 하다. 영화계 전체로서도 고무적인 일일 수 있다.

영평상이 평론가들이 뽑는 시상식인 만큼, 흥행 여부와는 별도로 한국 영화계에 큰 의미를 지닌 홍상수의 감독의 '자유의 언덕'에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설득력을 갖는다. '자유의 언덕'은 이번 영화상 시상식들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영화들 중 가장 '감독의 영화'라고 할 만하다.

대종상은 좋은 영화의 한 척도가 될 수 있는 흥행성에 주안점을 뒀다. 똑같이 천만 흥행을 이뤘지만, 보다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명량'에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안겼고,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당초 기대치를 훨씬 넘어선 흥행에 기여한 홍일점 손예진의 노고를 인정했다.

청룡상은 보다 '영화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대비판을 담아낸 '변호인'과 성범죄에 대한 한국 여성의 인권 문제를 제시한 '한공주'는 시대와 사회에서 갖는 영화의 '역할'을 상기시킨다. 올해 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씬 '인간중독'의 임지연이 아닌, '도희야'의 김새론이 아직 성인 연기자가 아님에도 신인여우상을 받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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