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본 총선에서 투표율이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자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인구 변화에도 원인이 있다. 인구 비중과 투표율이 높은 60대 이상 보수적 유권자가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1980년에는 20~30대 유권자 비율이 45.4%로 60대 이상(18.6%)을 압도했지만, 고령화로 2010년대 들어 60대 이상(37.7%) 유권자가 오히려 20~30대(30.6%) 유권자를 추월했다.

더군다나 60대 이상 투표율은 70% 안팎을 기록했지만, 20대는 30%대, 30대는 50% 정도만 투표했다. 젊은 층은 투표하지 않고, 70~80년대 고도성장을 주도한 자민당에 향수를 가진 노년층이 야당을 외면하면서 자민당 일당 독주 체제가 굳어졌다. 노년층이 정권의 향방을 좌우하는 '실버 민주주의'로 전락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하지만 야당 몰락의 근본적 요인은 정책 부재에 있다. 민주당은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실망한 유권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 이번 선거에서 아베노믹스를 쟁점화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 이외에는 길이 없다"고 맞섰다. 아베 총리는 민주당이 비판만 할 뿐,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유권자가 공감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2012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3세력'의 몰락이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극우 신생 정당 일본유신회는 민주당(56석)에 이어 53석으로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일본유신회는 내분으로 '유신당'과 '차세대당'으로 쪼개지면서 몰락했다. 특히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이끄는 차세대당의 경우, 지지자들이 우경화 행보를 보이는 자민당 지지로 돌아서면서 의석수가 19석에서 2~6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