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이치로(왼쪽), 고이즈미 신지로.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 정당으로 일본공산당이 떠올랐다. 일본공산당은 14일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NHK 출구조사에서 8석이던 기존 중의원 의석을 20석 안팎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1 야당인 민주당 의석이 소폭 늘고, 유신당·차세대당 등 2012년 총선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정당들이 크게 부진한 것과 대조된다.

일본공산당의 약진은 내부가 분열되며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 제1 야당 민주당을 대신해 '정권 견제'라는 야당으로서 역할을 확실히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공산당은 아베 총리가 추진해온 집단적 자위권 용인, 특정비밀보호법, 원전 재가동, 헌법 개정 등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일본공산당은 2013년 도쿄도 지방의회 선거에서 8석이던 기존 의석을 17석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 참의원 선거에서도 6석이던 기존 의석이 11석으로 늘어났다.

지역적으로 자민당이 골고루 의석을 확보한 가운데, 오키나와가 자민당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키나와 의석은 모두 4석인데, 각각의 야당·무소속 후보들이 자민당 후보와 겨뤄, 모든 선거구에서 자민당 후보를 물리쳤다. 아베 정권이 추진해온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오키나와 내 이전을 찬성하는 자민당과 이에 반대하는 야당 연합의 대결에서 야당이 완승한 것이다.

정치 자금 문제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각각 사퇴했던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전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전 법무상도 자민당 열풍을 타고 당선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꼽히는 자민당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는 압승했다. 사전 여론 조사에서 낙선이 예상됐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생활당 대표는 고전 끝에 16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