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국 어린이 세 명 중 한 명(총 2400만명)이 아빠 없이 자라고 있다는 미국통계국의 조사 결과는 미국 사회에도 충격을 줬다. 극성스러운 아빠의 개입도 문제지만 어린 시절 아빠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맞게 되는 위기가 심각하다는 연구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부권회복운동(NFI·National Fatherhood Initiative)'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아빠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거의 모든 부문에서 그러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보다 문제에 노출돼 있었다.

NFI에 따르면, 가정 경제의 축인 아빠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러지 않은 가정에 비해 가난해질 가능성이 4배 높게 나타났다. 아버지 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높은 공격성향 등 정신건강에도 문제가 있었다. 유아 사망 위험도 2배에 달했다.

아버지의 부재(不在)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비행(非行) 가능성도 높였다.

미국 재소자 5명 가운데 1명은 아버지 역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10대 미혼모도 아버지가 있는 가정에 비해 7배 높았다.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질 가능성도 컸고 비만 아동들을 조사해봤더니 아버지 없이 사는 비율이 비만이 아닌 아이들보다 2배 높았다. 또 아버지 없는 가정의 고등학생들의 유급률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2배였다.

자녀의 성장에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아빠를 다정하고 친근하게 여기는 자녀의 대학 입학률은 그러지 않은 아이들의 2배였고, 우울증은 절반 수준이었다. 뉴욕대 폴 비츠(Paul Vitz) 박사는 유명한 무신론자(無神論者)들의 생애를 조사한 결과 "거의 전부가 아버지가 없었거나 있더라도 냉정했거나 같이 살지 않았고 폭력적이었다"라는 결론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