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3일 군(軍) 구타행위 등에 대해 "이명박정부 들어와서 군대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군기를 세우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임병장 사건 등이 그런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곰신 카페(군인 남자친구 또는 가족을 둔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는 군 관련 국내 최대 커뮤니티)'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참여정부 때 총기 난사사건 등을 계기로 병영문화 개선, 군 인권보호 대책들이 강구됐었다. 군대 기강이나 전투력은 억압으로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병장 사건 때 추격하는 부대원 가운데 꽤 여러 명한테 실탄을 나눠주지 않고 빈 총으로 추격하게 했다. 막상 위급해지니 실탄을 나눠주는 게 불안한 것"이라며 "(미국처럼) 무기체계도 우수하지만 자유분방한 병영생활 속에서 더 큰 단결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병영문화 개선 방안으로 "종래에는 제대로 처우해주면서 모병제로 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더 필요한 게 병역 자원이 줄어들고 있어서 여성들도 병역을 함께 분담해야 하는 시대"라며 군 성차별 문화 개선을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군을 좀 더 전문직업화 하려고 하면 간부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30%가 채 안되는 수준인 군 간부 비율을 앞으로 10년 정도 내에 40%로 올리는 것이 하나의 국방개혁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군의 열악한 의료체계에 대해 "국군통합병원 정도면 고도의 의료기술을 갖춰서 군의관들을 가급적 장기복무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군의관 처우가 약하니 자기 의무복무 기간만 지나면 빠져나간다"며 "그런 부분이 우리가 최우선으로, 이제는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군대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군대에서 자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오히려 일반 사회 자살률이 더 높다. 군대 자살에 신경 쓰는 이유는 가족과 유리돼서 집단생활 하는 환경이 자살을 예방하지 못하는 그런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가장 힘든 순간을 입대 당시로 꼽으면서 "학교에서 제적당하고 구속됐다가 석방되니까 신체검사도 안 받았는데 바로 입영영장이 기다렸다. 강제징집의 시작이었다"며 "그 때 아내가 (저와) 계속 사귀는 게 군대를 잘 견디게 만들었다. 다들 '꽃신'(군인 남자친구와 결실을 맺는 일) 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