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리모컨 셔틀도 아니고… 물 가져와라, 이쑤시개 가져와라…, 개 짜증 나네.'

'엄마 ×같은 X아! ×나 잔소리. 니 새끼인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발 ×나 기분 더러운데….'

'아빠란 ×끼가 폰 압수했어. ×발 갑자기 열흘 압수한다고 함. ×발 아빠 죽었으면 좋겠다.'

한 대형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모든 부모들의 안티 카페'에 10대 청소년들이 남긴 글이다.

작년 9월 개설된 이 카페는 가입자 수는 많지 않지만 게시글과 댓글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내용은 부모 등 가족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다. 표현은 욕설이 난무할 정도로 원색적이다. 불만의 이유는 주로 '잔소리' '심부름' '다른 형제와의 차별' 등이었다.

이런 '안티 부모' 카페는 2009년 처음 등장했다. 주로 청소년들이 '엄마 안티' '마더파더 안티' 등의 이름으로 주요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해 '자식을 상처 입히는 부모가 부모인가' '우린 너희 부모들의 노예가 아니다' 등의 메시지를 올렸다.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서 일부 카페는 폐쇄됐지만 포털 사이트마다 비슷한 형태의 안티 카페들은 생겼다가 없어졌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런 카페 활동이나 댓글, SNS 등을 통해 자신의 부모를 욕하고 비하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을 일명 '패드립'이라고 부른다. 2010년쯤 온라인 게임에서 시작된 패드립은 '패륜+애드리브'를 뜻하는 신조어다.

서울대 곽금주(심리학) 교수는 "아이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욕심, 부모 자신의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해져 일부 아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기형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아이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채 몰아세우기만 하는 현대 부모들이 낳은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