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인생의 전부야."

부모가 사랑의 메시지로 던지는 이 말이 사랑으로 전해지지 않았다면 아이들은 얼마나 고역일까.

한국알트루사 여성상담소 문은희(75·사진) 소장은 "엄마들은 '아이와 모든 이야기를 나눈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아이의 마음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엄마 자신이 아이를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0년 넘게 엄마와 아이의 행복을 연구해왔다.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해 같은 대학 대학원과 영국 글래스고대학에서 상담학·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2011년 연구 기록을 묶어 저서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를 펴냈다.

문 소장은 아이들을 불행하게, 아프게 하는 엄마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대화가 많지만 아이와 느낌을 소통하지 못하는 엄마''가정에서조차 아이의 인권을 지켜주지 못하는 엄마' '자녀의 꿈을 방해하는 엄마' '아이의 어두운 마음을 외면하는 엄마' '일 처리하듯 목표한 곳으로 아이를 몰아가는 엄마'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는 엄마'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 등이다.

문 소장은 "엄마 역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악의가 없더라도 아이를 임의로 조종하는 폭군으로 변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문 소장은 다른 나라 엄마들과 달리 한국 엄마들만의 특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엄마들은 자식은 물론 남편과 부모까지 모두를 포함하고 사는 행동양식을 가진다"며 "이 때문에 아이의 행복과 불행 모두가 자신의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결국 자녀를 '개인'으로 보지 않고 자신이 끝까지 끌어안고 가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데서 잔소리와 간섭, 조바심이 커진다는 것이다. 문 소장은 "여기에 한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 체제가 '공부-일류 학교-취업-돈과 힘'이라는 중요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엄마들이 '돈으로 아이를 키우고, 돈만 버는 아이로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소장은 "이 같은 문제는 세대를 이어가며 반복되기 때문에 엄마들 스스로가 문제를 드러내고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