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건설 중이던 38층 아파트가 일부 붕괴해 작업하던 20대 여성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중순, 평양시 락낭구역 일대에 건설 중이던 38층 아파트 한쪽 부분이 붕괴해 18층에서 작업하던 23세 여성 돌격대원이 추락해 사망했다"고 RFA에 밝혔다.

그는 "이 아파트 건설은 속도전 청년돌격대가 담당했는데, 사고 이전에도 배(건물의 중간 부분을 지칭)가 튀어나오는 등 불량시공 아파트였다"며 "층수가 높아질수록 아파트가 휘어져 올라가다가 천정에 설치해놓은 기중기가 넘어지면서 그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아랫부분을 덮쳤다"고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도 "10월쯤 평양에서 아파트가 붕괴한 사실을 들었다"면서 "북한 당국이 공사를 책임졌던 간부들을 여러 명 처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RFA에 밝혔다. 이번 사고는 평양시민과 평양을 방문한 지방 주민들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주민들 사이에는 김정은 정권 들어 건설된 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잔해 수거작업에 나섰으며, 건설권을 군대에 이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로 공사를 맡은 기관이 38층 아파트를 전부 허물고 다시 짓기보다 붕괴한 부분만 보강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입사권(입주권)을 받았던 주민들은 추가 붕괴가 걱정돼 입주를 꺼리고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선 지난 5월에도 평양시 평천구역에서 23층 아파트가 붕괴해 수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북한 당국은 5일 만에 사고 소식을 알리고 시공 책임자들이 주민들에게 사과하는 장면을 내보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RFA는 "이번에도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북한 당국이 '입단속'을 하고 있어 추가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