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이하 '더 지니어스3')이 중턱을 밟고 있지만, 아직은 잠잠하다. 지난 시즌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가 방영될 당시 온라인을 온통 도배하며 뜨거운 이슈를 모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더 지니어스3'는 전 시즌에 이어 정종연 PD가 연출을 맡아 유사한 만듦새를 보이고 있다. 각 라운드별 메인 게임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내며, 방송을 휘감는 BGM은 여전히 시청자의 귀를 붙든다. 내로라하는 명문대 출신이나 다양한 직업군에서 활약 중인 13인의 참가자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것, 매 라운드 데스매치를 통해 1명의 탈락자가 발생하는 등 기본적인 포맷 역시 동일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논란의 유무'다. 앞서 '더 지니어스2'가 초중반부터 방송인과 비(非)방송인으로 연맹이 결성돼 한 차례 논란이 일고, 이후 이두희 참가자의 신분증 도용 논란(시즌2, 6회)으로 종영때가지 시종 뜨거운 이슈를 생성했던 것과는 프로그램 온도차가 엄청나다. 하지만 실제로 시즌2와 시즌3의 1회~5회 시청률 평균을 비교하면 시즌2(1.32%)와 시즌3(1.4%)가 별다른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는 체감하는 표면 온도차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슈를 위해 고의적으로 '더 지니어스3'를 논란으로 내몰 필요는 없다. 다만, 시즌2의 논란 과정을 지켜보며 학습된 시즌3 참가자들이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게임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덜어냈다는 느낌은 부정하기 힘들다.
첫 라운드부터 전면에 나서 '더 지니어스3'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장동민에 대응할 만한 참가자도 (3라운드 탈락한) 강용석 변호사나, 매 라운드 높은 게임 이해도를 바탕으로 두뇌 플레이를 펼치는 오현민 정도다. 5라운드 당시 탈락후보였던 최연승이 장동민에 데스매치를 앞두고 반기를 든 행동은 이 때문에 더욱 돋보였다.
'논란'이 꼭 필요하진 않지만, 참가자들까지 그 '논란'을 우려해 게임에 적극성을 띄지 않는 건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다. '더 지니어스'는 당초 거액의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일상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인간 내면의 본성을 끄집어 내는 TV 리얼리티쇼다. 정종연 PD가 말했던 것처럼 "논란을 만드는 스타일의 프로그램"이다.
유쾌하지 않은 '논란'은 가급적 지양해야 하지만, 참가자간의 합당한 '갈등'은 놓아서는 안 되는 '더 지니어스3'만의 분명한 재미요소다. 기본 룰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들간의 연맹, 생존을 위한 배신 등은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더 지니어스3'가 꼭 욕을 먹어야 살아나는 방송은 아니다. 다만, 다양한 플레이어가 각자의 장점을 살린 플레이와 승리와 생존을 위한 예측을 불허하는 돌출 행동 등을 지켜보는 재미는 보장돼야 한다. 특정 참가자에 편중되거나, 생존과 탈락에 대한 추측이 용이할수록 '더 지니어스'의 재미가 줄어든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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