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種子)섬 로켓 발사장에서는 생명의 기원을 찾아 52억㎞, 7년간의 우주여행을 떠날 '하야부사(일본어로 송골매라는 뜻)2' 발사 준비가 한창이다. 하야부사2는 오는 30일 로켓에 얹혀 발사된 뒤, 2018년 6~7월 소행성 '1999JU3'에 도착한다. 소행성 암석을 채취하고 2020년 말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하야부사2가 향하는 '1999JU3'은 지구와 화성 주변을 도는 직경 900m의 소행성으로 1999년 발견됐다.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유기물과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커 목적지로 선택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지난 2010년 '하야부사의 감동'을 재현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야부사는 2005년 소행성 이토카와에 도착, 표본을 채취해 2010년 귀환했다. 제어장치와 엔진 일부가 고장 나 우주 미아로 전락할 뻔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예정보다 3년 늦게 귀환했고, 일본 국민은 이에 감동했다.

JAXA는 당시 하야부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하야부사2를 만들었다. 하야부사보다 엔진 출력을 25% 높였고 고장에 대비해 자세 제어장치를 4대 설치했다. 하야부사가 통신이 잘 안 돼 문제를 겪었다는 점을 고려, 고성능 안테나도 추가했다.

특히 하야부사2는 생명의 기원을 밝혀줄 신무기 '우주 대포'를 장착한다. 소행성 상공 500m 지점에서 분리된 우주 대포는 상공 100m에서 화약이 터지면서 2㎏의 구리 원반 형태의 포탄을 발사한다. 구리 원반은 초속 2㎞로 소행성과 충돌, 인공 분화구를 만든다. 하야부사2가 분화구 위에 착륙, 지표면 아래에 숨어 있던 '속살'을 채취한다. 지표면 샘플에 머물렀던 하야부사보다 한 단계 진전된 성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하야부사2는 각종 관측 장비를 탑재한 소형 착륙기를 통해서도 소행성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성공 여부는 인공 분화구를 만들 목표 지점 선정에 있다. 모래 같은 연약 지반에 포탄이 발사되면 분화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JAXA는 하야부사2가 소행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 후 전문가 100여명의 분석을 거쳐 우주 대포 발사 지점을 확정한다. 하야부사2는 지구로 진입하면서 소멸했던 하야부사와 달리, 샘플이 담긴 캡슐만 지구에 떨어뜨린 후 다시 우주여행을 계속한다. 엔진 성능이 개량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JAXA가 289억엔을 들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기술로 2016년 수성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후 유인 달 탐사도 추진한다. 높이 1.2m, 가로 1m, 세로 1.6m에 불과한 탐사선은 초소형 전자기술의 결집체로, 유인 우주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을 실험할 수 있다. 중국의 달 탐사에 대한 경쟁 심리도 작용했다. 우주 기술은 군사용으로도 전용이 가능하다. 자위대는 우주감시부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