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아이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최근 교육출판기업 좋은책신사고가 고교생 4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수학을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로 '고 1'을 꼽았다. 가장 어려운 단원으로는 '삼각함수'(34.4%)를 꼽은 학생이 가장 많았다.

삼각함수는 고교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범위에 해당한다. 올해 마지막 기말고사까지 약 한 달 반이 남은 시점에서 '수포자'를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는 고 1을 위해 고 2 선배가 자신의 삼각함수 단원 정복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초반에는 수학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김용비(서울 강서고 2년)군과 문소현(서울 백암고 2년)양이다.

◇하위권, 육십분법과 호도법 관계부터 익혀라

김용비군의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수학 성적은 상위 20% 수준이었다. 점차 상승해 현재는 3등급까지 끌어올린 상태. 김군은 "중학교 때는 30˚·45˚·60˚하는 식으로 삼각함수를 배우다가 갑자기 바뀐 호도법에 적응이 안 됐다"고 말했다. 호도법은 중심각의 크기를 나타낼 때 '라디안'(radian)을 기준으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중심이 O, 반지름의 길이가 �인 원에 길이가 �인 호 AB를 잡을 때 중심각 ∠AOB의 크기가 1라디안이다.(☞그래픽 참조) 김군은 "호도법을 육십분법(˚단위로 각도를 표기하는 방법)으로 빠르게 바꾸는 연습을 반복해 계산 속도를 높였다"고 말했다.(☞표 참조)

스스로 "암기에 약하다"는 문소현양 역시 등하교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호도법을 육십분법으로 빠르게 바꾸는 연습을 했다. "'cos2/3π'를 보자마자 cos120˚가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암기했어요. 특수각처럼 자주 나오는 각도 통째로 외워버렸죠."

◇중상위권, 수식을 그래프로 바꾸는 연습해야

김군은 "'수학의 정석'(성지출판)과 '쎈'(좋은책신사고) 등 교재를 활용해 기본 개념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삼각함수의 그래프를 직접 그려보며 사고를 확장했다"고 말했다. "'y=asin(wx+α)+b' 같은 공식에서 a, b 등 변수를 바꿔가며 어떻게 그래프가 달라지는지 점검해 나갔어요. 최댓값·최솟값·주기 등도 빼먹지 않고 익혔죠. 이렇게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춰놓고서 '블랙라벨'(진학사) 등의 심화 교재를 활용해 어려운 문제에도 도전했어요."

문양의 오빠는 서울대 통계학과에 재학 중이다. 문양은 "오빠가 수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도 그래프를 직접 그려보라고 조언했다"며 "이 방법을 쓰니 개념이 확실히 잡혀 특히 모의고사 수학 과목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처음 배우는 공식이 많이 등장하는 단원이라 어려운 문제는 풀이과정을 통째로 외웠다"는 끈기의 소유자 문양은 '반타작'을 기록했던 고 1 첫 수학 시험에서 이제는 수학 내신 1등급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