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padding: 0 5px 0 0;"> <a href="http://www.yes24.com/24/goods/14963582?CategoryNumber=001001017001007001&pid=106710" target="_blank" title="새창열기"><img src="http://image.chosun.com/books/200811/buy_0528.gif" width="60" height="20" border="0" alt="구매하기"></a></span> <a href="http://www.yes24.com/home/openinside/viewer0.asp?code=14963582" target="_blank" title="새창열기"><img src="http://image.chosun.com/books/200811/pre_0528.gif" width="60" height="20" border="0" alt="미리보기"></a> <

청동정원

최영미 지음|은행나무|317쪽|1만3000원

386세대의 시인 최영미가 '싱그러우며 황폐했던 봄날의 추억'을 장편소설에 담았다. 제목은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푸른 나무들 옆에 서 있던 시대'를 뜻한다고 한다. 1980년 새내기 여대생이었던 주인공 '나'가 어느덧 나이 쉰을 넘긴 뒤 지금껏 숱한 운명의 아이러니로 새겨진 삶의 흉터와 무늬를 진솔하게 고백한 작품이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 자유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으며 '집단의 해방 없이는 개인의 해방도 없다'는 말에 구속됐다. '나'는 학생 운동권의 남자 선배와 동거하고 일찍 결혼도 했다. 그러나 인간 해방을 외친 선배가 여성을 억압하며 '나'를 자주 폭행하기도 했다. 결국 '나'는 이혼한 뒤 방황하다 사회주의 몰락을 맞았다. '나'를 의식화시킨 여자 선배는 출옥한 뒤 변호사가 되더니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나'는 혁명의 희망을 포기하진 않았다. '나'는 입에 풀칠을 해야 했다. 그토록 증오했던 독재자의 아들이 연 출판사에 취직했다. 뜻밖에 출판사의 근무 조건은 자유로웠다. 덕분에 '나'는 글을 쓰는 여유를 누렸다. 그런 삶의 아이러니를 거쳐 '나'는 소설가가 돼 유명해졌다.

이제 '나'는 80년대의 혁명을 찬양하지도 폄하하지도 않는다. 지난 세월이 허망했어도 청춘은 허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대학 신입생 때 자주 간 야외 주점 '강 건너'를 추억 속에서 찾아 헤매며 글을 쓴다. 그 주점은 얄궂은 삶의 아이러니에 휘둘리기 전, 풋풋한 '나'의 영혼이 놀던 정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