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조계사 관계자가 경찰에 "경매 시장에 도난 불교 문화재가 나온 것 같다"고 제보했다. 서울 종로구 경매장을 찾은 경찰은 도난 문화재로 확인된 불상 1점과 불화 4점을 적발했다. 1689년 만든 높이 46㎝의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충북 제천 정방사에서 2004년 도난된 불상으로, 당시 경매 예상가가 4억원을 넘었다. 작품을 경매에 내놓은 이는 사립 박물관인 한국미술박물관(서울 종로구) 관장 권모(73)씨였다. 경찰은 박물관 창고와 권씨의 개인 수장고에서 17~18세기 불화 11점 등 도난 불교 문화재 48점을 찾아냈다.

22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다시 찾은 성보전’에 전시된 높이 46㎝ ‘목조관음보살좌상’. 1689년 만들어진 이 불상은 충북 제천 정방사에 보관되다 2004년 도난됐지만 경찰 수사를 통해 다시 불가(佛家)의 품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한국미술박물관 관장의 수장고에서 불상을 비롯한 도난 불교 문화재 48점을 찾아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국 사찰 20곳에서 도난된 조선시대 불교 문화재를 사들여 개인 창고 등에 숨겨둔 혐의로 권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이 문화재들의 매매를 알선한 경매업체 대표 이모(53)씨도 함께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198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경북 청도 용천사 '영산회상도', 충남 예산 수덕사 '지장시왕도' 등을 사들여 은닉해왔다. 경찰은 "이 문화재들은 도난품임을 숨기려고 고의로 훼손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강원 삼척 영은사의 '영산회상도'와 경북 청송 대전사의 '신중도' 등은 그림 밑에 불화 제작자와 봉안 장소 등을 기록한 '화기(畵記)'가 오려진 상태였고, 전북 전주 서고사의 '나한상'은 경매 출품을 위해 다른 색이 입혀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