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한 서아프리카 3개 국가에 한국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을 고려하는 가운데, 이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의료진 파견에 앞서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볼라를 포함한 신종감염병 대응 대한의사협회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서아프리카 현지에서 의료진이 입을 방역복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우리나라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됐을 때 후속 조치에 대한 지침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에볼라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방역복에 체액이 묻을 확률이 높아 탈의 과정에서 감염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2차 감염도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방역복을 벗는 과정에서 체액이 몸에 묻는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복 착용 규정도 제각각이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현재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환자의 약 5%는 환자를 돌보던 의료인이며, 의료인 사망자는 200명을 넘어선 상태다.

김우주 교수는 "국경 없는 의사회의 경우 방역복을 입고, 벗고, 소독하고, 폐기하는 훈련을 2주 동안 실시하고 완벽하게 잘한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의료진을 서아프리카에 투입한다"며 "그것도 2인 1조로 묶어서 서로 실수하지 않고 방역 규정을 잘 지키는지 평가하는 훈련을 하는데 이런 준비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의료진을 파견하면 거기서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에볼라 주요 발생국인 라이베리아에서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자국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의 귀환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김 교수는 "만에 하나 한국 의료진 환자가 발생했을 때 국내로 이송할지, 그렇다면 이송에 필요한 무균 방역 설비가 장착된 비행기인 에어 앰뷸런스는 준비됐는지, 국내 어느 병원으로 데리고 올지 등을 사전에 정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