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민 기자] '범죄자를 모아 더 나쁜 범죄자를 소탕한다'는 독특한 소재를 차용한 드라마가 온다. 케이블채널 OCN 새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바로 그것.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 흥미를 자아내며, 半사전 제작드라마, 연기파 배우들 대거 투입 등은 방송 전부터 '나쁜 녀석들'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나쁜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 제작 얼반웍스미디어)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배우 김상중, 마동석, 박해진, 조동혁, 강예원, 그리고 김정민 감독이 참석해 첫 방송에 앞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냈다.

◆ 실감나는 액션신…김상중·마동석·박해진·조동혁 줄부상

김정민 감독은 '나쁜녀석들'에 대한 강한 애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 감독은 "1년 전부터 기획했고, 작가와 사전에 대본을 전부 다 만들었다. 스토리 자체가 기존에 볼 수 없던 소재를 표현했다"며 "범죄자를 이용해 범죄자를 소탕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과의 괴리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액션, 장소, 미술, 기타 등등의 요소들에 대해 사실적인 표현을 하고 싶어 신경을 쏟았다"고 밝혔다.

사실적인 요소들에는 배우들의 거친 액션신도 포함됐다. 조동혁은 "시청자가 보는 눈이 높아져서 이제는 때리는 척만 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구타도 하며 거칠게 했다. (김)상중이 형은 어깨도 다치고, (마)동석이 형도 근육을 다쳤다. 해진이는 무릎을 다쳤다"고 설명햇다. 이어 "많은 부상을 당하며 촬영 중이다.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여건이 안되어 찍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정민 감독은 "연출자 입장에서 괴로워할 정도로 힘든 촬영 상황들을 많이 했다. 김상중 형의 경우엔 하이라이트 장며의 차 충돌신을 직접 촬영했다. 액션신도 본인이 대역 없이 소화했다"고 밝혔다.

김상중은 "목 디스크가 갑자기 왔다. 거의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감독의 디렉션이 떨어지면 뛴다. 나 하나로 인해서 누를 끼칠 수 없어서 그렇다. 나 뿐만 아니다. 손목에 금이 간 (조)동혁 씨나 햄스트링이 올라온 마동석도 다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이런 리얼한 액션 및 장면들의 수위는 박해진을 단박에 매료시켰다. 박해진은  "'나쁜 녀석들'이 드라마에 편성됐다면 출연을 고사했을 것 같다. (케이블이) 표현적인 자유가 조금 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자유롭기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 대본에 있는 것들을 수위 때문에 걷어내면 보여줄 수 있을 게 없다.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저희 작품이 돋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차별점도 분명하게 짚어냈다. "기존에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착한 척을 많이 했다. 본래는 평소에 웃음이 많거나 말이 많진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경우도 있다. 이유있는 악역, 야망있는 모습이 아닌 냉소적이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정문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 범죄자 미화, 모방 범죄 우려? 휴머니티 강해…변화 봐달라

자칫 '범죄자 미화'나 '모방 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직접 설명에 나서 불식시켰다. 김정민 감독은 '범죄자 미화' 우려에 대해 "드라마에서 이런 소재를 다루는 건 쉽지 않다. 일반 시청자들이 봤을 때 분명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악을 소탕하는 데 범인만 잡는 게 아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이들의 관계적 부분, 변하는 과정을 다룬다. 휴머니티가 담긴 드라마적인 부분이 강하다"고 답했다.

이어 김 감독은 "잔인함과 폭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게 표현 하려고 했다. 시청자들이 보셨을 때 시원하고 통쾌하고, '저들도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고 있는 배우 김상중은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산불이 났을 때 맞불로 진화하는 거다. 공권력이기 때문에 해결 못하는 부분 있어 시사 프로를 진행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 미화나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보다는 사건 해결 위주다. 범죄자지만 정의로운 방법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미화나 모방범죄의 우려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슷한 소재로 방송됐던 USA 네트워크 '화이트 칼라', NBC 방송사 '더 블랙리스트', 미국 쇼타임 '덱스터' 등의 작품은 큰 인기와 더불어 호평받았지만 '범죄자 미화'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어, 향후 '나쁜 녀석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이 주목된다.

어쨌든 때리고 부수고 죽이는, 통쾌한 액션이 반복될 것임은 분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중은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시걸의 액션을 예로 들어 설명키도 했다. 김상중은 "스티븐 시걸의 액션을 인정한다. 우리 드라마도 그런 통쾌함을 느끼게 해주자고 시작했다"며 "수위도 세게 말했다. 그게 지상파와 다른 케이블의 장점이라 여겼다"고 전했다.

◆ 통쾌한 대리만족 느낄 것! 현실에서의 울분 풀어낼 것

작품의 또 다른 초점은 법망의 한계에 한 맺힌 사람들의 '대리 만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중은 "난 나쁜녀석들이 아닌 형사다. 나쁜 놈들을 데리고 잡는 역할이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하는데, 7년 넘게 해오면서 정확하게 속시원하게 어떤 사건의 결론을 못해준 사건들이 많았다. 진실을 파헤쳐서 억울함을 풀어주고 있다. 여건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 부족하게 넘어가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작품에선 100% 미해결 사건이 없다. 대리만족을 느껴 개인적으로 좋다"고 '나쁜 녀석들'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존중되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 그렇다 보니 법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일이 생겼을 때는 법 아닌 다른 걸로 이것들을 해결했음 어땠을까 하는 가슴 속 울분을 우리 드라마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을, '나쁜 녀석들'이라는 상징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진지해진 분위기를 틈 타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 중 자주 사용되는 '그러게 말입니다'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여 일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기도 했다. 김상중은 "너무 많이 써먹는 것 같아서 오늘은 '그러게 말입니다'를 안 써먹었다"고 밝히며 "어느 순간 하게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게 되면서 전환되는 접속사가 '그런데'다. 반말을 하는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군대에서의 '다나까 말투' 하면 괜찮지 않을까 사용했다"고 해당 문장을 사용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다양한 예능프로에서 행해지는 잦은 패러디에 대해선 "재밌는데 아쉽다"며 "비슷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개그맨 김대희씨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실제로 한 번 개그 프로에 출연할 뻔 했는데, 아쉽게 코너가 폐지돼 무산된 적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배우들은 현장의 분위기가 유쾌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작들에서 '형' 노릇을 했던 박해진이 이곳 '나쁜 녀석들'에서는 막내로 전락했다고 우스갯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맏형 김상중은 박해진에 대해 "이전 작품에는 밑에 후배들도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작품에서 막내다. 식당에 가면 젓가락을 놓고 분장실도 좋지 않은 걸 쓰면서도 전혀 내색을 않는다"고 평했다.

정직 중인 강력계 형사와 각기 다른 범죄로 수감됐던 '나쁜 녀석들'이 더 나쁜 악을 소탕한다는 하드보일드 수사극을 표방한 '나쁜 녀석들'은 강력계 형사 오구탁 역의 김상중 외에도 조직폭력배,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살인청부업자 등 1급 범죄자 셋이 줄거리의 주축을 이룰 예정. 마동석은 조직폭력배 박웅철 역, 박해진은 사이코패스 이정문 역, 조동혁은 청부살인업자 정태수 역할로 분한다. 半사전 제작 웰메이드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나쁜 녀석들'은 오는 10월 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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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