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막내 동생'으로 불릴 정도로 측근인 마크 리퍼트(Mark William Lippert·41·사진) 신임 주한(駐韓) 미국 대사가 19일 상원 인준을 받고 곧 부임할 예정이다. 공화당은 그동안 '정치적 임명'이라는 이유로 인준을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미루려 했지만 한·미관계 특수성을 감안해 이를 앞당겼다. 미국에서 대사 인준은 관례적으로 민주·공화 양당의 합의를 거쳐서 이뤄진다.

리퍼트 대사는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로 내정된 성김 현 대사와 임무를 교대한다. '최연소 대사'란 이유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배려'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모든 나라가 오바마 대통령과 말이 통하는 대사를 원하는데, 리퍼트는 그게 가능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2005년 외교정책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특히 오바마가 상원의원 시절 해외에 나갈 때는 유일하게 수행해 일대일 농구를 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첫 대선에서 승리하자 2009년부터 국가안보회의 수석보좌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으로 백악관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직접 통한다는 점이 상관인 짐 존스 안보보좌관의 심기를 건드려 좌천됐다. 백악관을 떠나서는 네이비실 정보장교로 이라크 등에 파견돼 동성(銅星) 무공훈장까지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년 만에 그를 국방부 아·태 안보 담당 차관보로 다시 불러들였고 이후 척 헤이글 국방장관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을 설계한 '아시아통(通)'이기도 하다.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군사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민과 한국 문화를 존경하게 됐다"고 인준 청문회 때 말했는데, 대사 자리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 사령관과도 막역한 사이다. 오하이오 출신인 그는 변호사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스탠퍼드대(정치학)를 우등생(Phi Beta Kappa)으로 졸업했고, 같은 학교에서 국제정책학 석사를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