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은 갈수록 진보적 성향을 띠고 있으나 졸업생은 보수적 성향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이 공개한 신입생 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생 888명 중 자신이 '진보적'이거나 '매우 진보적'이라 응답한 비율이 32.6%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에서 최근 몇년간 서울대 신입생들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 쪽으로 기울어왔다. 자신이 '진보적'이라 응답한 신입생은 2007년 28.7%에서 올해 29.8%로 늘었고, '매우 진보적'이란 응답도 같은 기간 1.6%에서 2.8%로 증가했다. 보수와 진보를 1~5점으로 구분해 5점에 가까울수록 진보적 성향을 뜻하는 '정치적 성향 점수'도 2007년 3.05점에서 작년 3.18점, 올해 3.17점으로 높아졌다.

졸업생들의 양상은 반대였다. 2013·2014년 졸업생 1254명을 대상으로 한 의견 조사 보고서에서 377명(30.1%)이 자신이 보수적이라 답해 진보적이란 응답(25.7%)을 앞섰다. 졸업생의 보수 성향 응답률은 지난 2009년 29.7%에서 계속 증가해 올해는 32.5%로 조사됐다. 정치적 성향 점수 역시 점점 보수화되며 2010년 3.06점에서 작년 2.89점으로 하락했고, 올해는 2.95점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16개 단과대 중 법과대학 졸업생이 가장 자존감이 낮고 비관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법대 졸업생들은 '나는 실패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일이 내 뜻대로 안 될 것 같다' 등의 질문을 통해 측정되는 '자아 존중'과 '미래에 대한 낙관'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08년까지만 해도 법과대학은 이 항목에서 중간 순위에 속했으나 로스쿨이 도입된 2009년 순위가 급격히 하락하더니 매년 하위권을 다투다 올해 처음 최하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