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의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대학 입시에도 그대로 통한다. 자기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알고 이를 살릴 수 있는 전형으로 지망 대학·학과에 지원하는 게 모든 입시 전문가가 말하는 수시 성공의 지름길이다. 지난해 동국대학교 학생부 위주(종합) 전형 '두드림'(Do Dream) 전형에 합격하고 올해 입학전형 홍보대사 '드리머'(Dreamer)로 활동하는 박종탁(동국대 신문방송학과 1년)씨는 학교가 인정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전문가다. 박씨가 들려 준 대학 합격기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준비에 도움될 팁을 지면에 소개한다.

◇대학 인재상 부합하는 활동으로 자기소개서 작성

박종탁씨가 TV 프로듀서(PD)를 꿈꾼 건 오랜 병원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중 2때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그는 중 3, 고 1때 큰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학업과 재활을 병행하기 어려웠던 그는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집과 병원만 오가던 그에게 유일한 활력소는 TV뿐이었다. 박씨는 "다른 아픈 환자들도 유일하게 웃을 때는 휴게실에서 TV를 볼 때였다"며 "이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PD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1년간 재활을 마치고 대구 청구고에 재입학한 박씨는 1학년 때 '신문 동아리'에 들어갔다. 언론인이 되기 위해 논리력을 기르려는 의도였다. 2학년이 되자 신문 동아리에서 함께 PD를 꿈꾸던 한 친구와 '영상 제작 동아리'를 만들었다. 일부 교사는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공식 동아리로 인정받지 못해 지원도 전무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 둘은 용돈을 모아 50만원짜리 캠코더를 사고, 분야를 나눠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익혀 서로에게 가르쳐 줬다. 한 학기 내내 만든 다큐멘터리를 교장선생님에게 직접 보여주고 한 차례 재작업을 거쳐 전교생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박씨는 이같은 동아리 활동을 동국대 인재상인 '도덕적 현대인''창조적 지식인''진취적 지도자'와 연관시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기존에 없던 동아리를 새로 만들었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설득한 내용이 '진취적 지도자'와 어울리는 내용이었죠. 제가 만든 다큐멘터리 중 쓰레기를 줍지 않는 우리 학교 학생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 영상을 방영하고 참신한 비유였기 때문에 아이들 행동이 개선됐다고 선생님들이 말해줬어요. 이를 통해 '창조적 지식인'을 증명했죠. '도덕적 현대인'은 신문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치매 예방법, 황사·미세먼지 유의 등 노인 건강을 위한 기사를 쓰고 노인복지센터에 가서 직접 이를 알리는 활동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입학전형 홍보대사를 하면서 입학사정관께서 인재상 3박자를 고루 갖춘 자기소개서라고 칭찬해주시기도 했어요."

한준호 기자

◇학교생활기록부 출력해 교내 활동 확인… 문장은 두괄식으로 간결하게

박씨는 자소서를 작성할 때 먼저 학생부를 뽑아볼 것을 추천했다. 자기소개서에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는 교내 활동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적혀 있는 활동을 중요도에 따라 정리하면서 자소서 어떤 항목에 적을지 생각하면 글의 얼개를 짤 수 있다. 학생부에 적혀 있는 담임교사의 평가도 자소서 작성에 도움을 준다. 예컨대 박씨는 본인의 장점을 "진로 탐색 활동이라면 교외 활동도 가리지 않고 나서서 하는 적극성"이라 쓰고 이를 "담임교사 및 다른 선생님께 들었다"고 적어 신뢰도를 높였다.

그는 "읽기 좋은 자소서가 좋다"고 덧붙였다. 한눈에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 짧은 문장을 쓰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앞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전하려는 의미는 모호해진다. 이는 감점 요인이다. 반면 문단 구성을 두괄식으로 하고 첫 문장을 강렬하게 표현하면 읽는 이의 호기심을 끌 수 있다. "자소서에 '저는 청소년의 많은 시기를 병원에서 지냈습니다'라고 문단을 열며 '왜 PD란 꿈을 꾸게 됐는지' 서술하는 등 점점 궁금증을 해소하는 식으로 써 나갔습니다."

◇입장부터 퇴장까지 모의 면접으로 실전 연습

"드리머 동기 13명에게 면접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물었습니다. 한결같이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면접관 역할을 부탁해 모의 면접을 치렀더군요."

박씨는 면접 연습을 할 때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것부터 면접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면접을 마치고 인사하며 나오는 모든 과정을 연습했다. 평소 행동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면접관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그는 친구들에게 캠코더로 영상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면접관에게 부정적으로 보이는 습관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면접 연습은 많이 할수록 좋다"며 "학교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부탁하라"고 말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도 이어집니다. 연습하니 순발력이 생겼습니다. 교내 면접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불평하지 말고 먼저 담임선생님 등 학교 교사에게 부탁해 보세요. 제 담임선생님께서는 질문지를 준비하고 주말까지 나와서 도와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