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유기농' 세 글자를 맹신한다. 이젠 화장품도 유기농이 대세다. 그러나 '닥터 브로너스(Dr. Bronners)'의 마이클 브로너(Bronner·39·사진) 부사장은 "유기농 제품일수록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닥터 브로너스는 150년간 고집스럽게 유기농 화장품만 개발해온 회사. 브로너 부사장은 창립자 에마누엘 브로너의 둘째 손자다. 유기농 화장품 전문가인 그를 이메일로 만났다.

―화장품까지 꼭 유기농을 써야 하나?

"피부는 그 위에 닿는 모든 걸 흡수한다. 금연 패치가 효과 있는 이유다. 마늘을 얇게 잘라 팔목에 올려놓으면 입에서도 마늘 냄새가 나고, 페퍼민트 기름을 발에 바르면 입안에서 페퍼민트 향을 느낄 수 있다. 농약 잔여물이나 유전자 변형 성분 등이 들어간 비누나 화장품을 계속 쓴다면 그 성분이 몸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진위 논란이 많은 유기농 제품, 뭘 보고 골라야 하나.

"어떤 기관에서 인증받았는지 확인해보는 거다. 일단 미국 농무부(USDA)에서 인증받은 제품은 믿을 만하다. 모든 유기농 제품을 식품 기준으로 가늠해서 그걸 섭취했을 때 몸에 유해물질이 남는가 아닌가를 본다. 영국 토양협회(Soil Association)와 프랑스 나트루(Natrue)도 무척 까다로운 인증 기관이다. 화장품에 일부 유기농 성분을 좀 넣었다고 무조건 인증 마크를 찍어주는 몇몇 기관과 달리 제품 전체가 유기농인지를 깐깐하게 따진다."

―유기농 화장품을 '약'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다.

"만병통치약은 없다. 다만, 잘 만든 유기농 비누는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이를 닦을 때 치약 대신 써도 되고, 유칼립투스 성분이 들어간 비누면 코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아로마로 써도 된다. 거품을 잘만 내면 면도할 때 셰이빙폼 대신 쓸 수도 있고, 과일이나 채소를 닦아 먹어도 안전하다."

―화장품 라벨에 적힌 제품 성분에서 눈여겨봐야 할 게 있다면?

"'프탈레이트'는 흔히 화장품 냄새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한다는데, 우리 몸의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웬만하면 무향(無香·fragrance free) 제품을 써라. 방부제 일종인 '파라벤'이 든 화장품도 피해야 한다. 그런 제품을 씻어낸 물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야 한다. 화장품의 시작은 내 얼굴이지만 그 마지막은 내 아이가 겪을 미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