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 국가(IS)’가 최근 미 백악관을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렸다. ‘너희 나라, 너희 도시, 너희 거리에 우리가 있다. 너희는 어디에 있든 우리 타깃이다’라고 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휴가를 중단한 채 워싱턴으로 돌아와 "11일간의 미군 공습으로 이슬람 수니파 무장 반군 IS(이슬람국가)의 에르빌 진군을 막고, 테러 세력을 물리쳤다"고 선언했다. IS가 장악했던 모술댐 탈환도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오바마의 발표가 있던 그 시각, IS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본토 공격을 선언했다. "미군의 공습이 계속되면, 미국 어디든 공격하겠다. 너희 모두를 피바다에 빠뜨려 죽이겠다"고 협박하면서 이라크 전쟁 당시 참수당한 미국인 사진도 함께 올렸다. 백악관을 배경으로 보복을 다짐하는 휴대전화 인증샷도 최근 공개했다.

미국 정보 전문가들도 IS의 미 본토 테러 위협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마이크 로저스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미시간·공화)은 CBS 방송에서 "IS와 알 카에다, 보코하람, 또 다른 테러 그룹들이 예전에 보지 못했던 '위협의 그물망(The threat matrix)'을 구성하고 있다"며 "미국은 9·11 테러 이전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협의 그물망이 아주 넓고 깊다. 어떤 테러 조직이 미국 인디애나주 크기(9만2903㎢·대한민국 크기의 94%)의 땅에, 탱크·헬리콥터 같은 무기를 갖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로저스 위원장 지적처럼 IS는 토굴에서 소총 하나 들고 정신력으로 버티던 과거 테러 조직과 질적으로 다르다. 매달 10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을 쓴다. 조직원에게 지역 평균 월급의 3배인 400달러 이상을 지급해 세력을 키우고 있다. 사망하거나 포로가 되면 보상금도 준다. 기업화된 조직 관리를 통해 800명의 조직원으로 3만명이 지키는 모술을 점령했다. 처음에는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 수니파 억만장자들의 자금 지원에 의존했지만, 지금은 원유·전기 수출, 세금 징수, 도굴, 납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자체 조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모술중앙은행에서 현금·금괴 등 4억2500만달러 상당을 확보하면서 23억달러(약 2조3000억원) 이상으로 재산을 불렸다.

IS를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파문했던 알 카에다도 건재하다. 조직원은 3000~4000명으로 추정된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일부를 장악하고 있다. 연간 활동비는 3000만달러(약 300억원) 이상이다.

아프리카 신생 조직인 보코하람은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탈레반과 헤즈볼라도 여전하다. 미 외교협회에 따르면 탈레반은 연평균 7000만달러(약 700억원)에서 4억달러(약 4000억원), 헤즈볼라도 2억~5억달러(약 2000억~5000억원)의 자금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