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사진〉 인도 총리는 15일 독립기념일 축사에서 "(인도) 여성의 존엄을 지켜주기 위해 모든 학교가 1년 안에 남녀 화장실을 구분해 설치하고 모든 가정이 4년 내 자체 화장실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인도 여성은 (화장실이 없어) 용변을 보려면 밖에 나가거나 어둠이 깔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화장실 때문에 그들이 직면해야 하는 문제를 상상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 "남녀 구분이 없는 학교 화장실은 여학생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첫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 인구 12억명 중 6억~7억명이 화장실 없이 생활한다. 모디 총리는 이날 "독립기념일에 화장실 문제를 꺼낸 것을 비판할 수도 있지만 가난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일은 여기(화장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장실 문제는 인도 여성의 존엄뿐 아니라 안전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인도 북부에선 지난 5월 14세와 15세 사촌 자매가 집에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용변을 보러 나갔다가 마을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인도 국가인권위원회(NHRC)는 "성폭력 방지를 위해 화장실을 더 지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화장실 문제를 지적하기에 앞서 "인도에서 빈발하는 성폭력 뉴스를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게 된다"면서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아들'에 대한 가정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가 왜 아들에게 어디에 가서 뭘 하는지 묻지 않느냐"며 "모든 부모는 아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칠 책임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