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페네르바체)과 이재영(선명여고)이 활약한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2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 독일(세계랭킹 9위)과 경기서 세트 스코어 3-1(21-25, 25-20, 25-22, 25-21)로 승리를 거두고 대회 2승째를 수확했다.

김연경이 1차전에 이어 25득점(블로킹 1개 서브 에이스 5개)으로 양 팀 최다득점을 올렸고, 대표팀 막내 이재영이 18득점으로 김연경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교체투입돼 이번 대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 박정아는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6득점을 올리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고 김희진도 10득점(서브 에이스 1개)으로 이틀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차전 태국전과 경기의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갔다. 1세트 한국은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독일에 11-15로 끌려갔다. 상대의 잦은 범실과 서브 에이스 3개를 솎아낸 김연경의 활약, 5득점으로 공격의 무게를 잡아준 이재영을 앞세워 독일에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브링커의 오픈으로 세트 포인트를 내준 후 공격 범실로 1세트를 21-25로 독일에 넘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2세트부터 역전쇼가 펼쳐졌다. 2세트 초반 독일에 연달아 점수를 내주며 2-6으로 뒤지던 한국은 상대 범실과 김희진의 이동 공격, 김연경의 서브 에이스 등을 묶어 6-7까지 따라붙었다.

특히 부진한 배유나 대신 박정아를 투입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이후 엎치락 뒤치락하며 20-20 동점을 만든 한국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진 독일의 범실과 이재영의 오픈, 그리고 김연경의 백어택으로 2세트를 25-20으로 따내며 1-1 균형을 맞췄다.

3세트 8-4까지 앞서가던 한국은 이재영과 한송이를 노린 독일의 목적타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위기를 겪었다.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독일은 6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10-12로 역전, 한국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한국은 이재영의 퀵오픈을 시작으로 김연경의 연속 득점과 독일의 넷터치 범실을 묶어 14-12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이 다시 한 번 경기를 뒤집자 조급해진 독일은 넷터치와 더블 컨택 등 추격의 고비마다 범실로 자멸했다.

박정아의 블로킹 성공으로 23-19까지 한국이 앞서가는 상황이 되자 구이데띠 독일 감독은 의자를 걷어차며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감독의 경고로 분위기가 흔들린 독일은 마지막 추격의 결실을 얻지 못하고 3세트마저 25-22로 한국에 내주며 역전당했다.

이동공격을 포함한 김희진의 활약과 김연경의 백어택, 이재영의 오픈으로 4세트서도 9-6 리드를 잡은 한국은 크리스티안느와 스테파니의 연속 득점으로 10-9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독일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범실로 흐름을 끊었고, 한국은 틈을 놓치지 않고 이재영과 김연경 쌍포를 앞세워 점수를 벌려나갔다.

1차전에서 세르비아에 0-3으로 패한 독일은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18-17로 쫓기던 한국은 이재영의 오픈과 이효희의 서브 에이스로 3점차 리드를 되찾았다. 승리를 눈앞에 둔 한국은 독일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세트를 마무리지으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태국전과 마찬가지로 첫 세트를 내주고 내리 3세트를 따내며 거둔 저력의 승리였다.

2승을 거둔 한국은 현재 조 1위에 올라있다. 다음 경기인 태국-세르비아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먼저 2승을 거두면서 여유를 가지고 3일 있을 세르비아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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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