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북한 인민무력부장에서 최근 물러난 것으로 확인된 장정남이 일선 군단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인민무력부장이 현영철로 교체된 이후 처음으로 전임자인 장정남의 거취가 확인되면서, 잦은 인사를 통한 김정은의 ‘군부 길들이기’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29일 공개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기념 공훈국가합창단 공연 관람 사진에서 장정남은 상장(별 3개) 계급장을 달고 군단장들과 나란히 관람석 세번째 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관람석 첫 번째 줄에는 김정은과 함께 황병서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등이 앉았고, 그 뒷줄에는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급 인사들이 앉았다. 장정남은 김상룡 2군단장, 리성국 4군단장 등 일선 군단장들과 함께 세번 째 줄에 자리했다.

장정남은 인민무력부장에서 일선 군단장으로 좌천되면서 계급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민무력부장 재임 시기인 올해 2월 초에도 상장으로 강등됐다가 다음달 대장으로 복귀하는 등 지난 1년간 중장-상장-대장을 오르내리며 다섯번이나 계급장이 바뀌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2011년 12월 집권 후 군부에 대한 잦은 인사조치를 취해온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장정남에 대한 조치를 영원한 좌천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북한군 수뇌부의 교체 및 계급 강등과 복권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잦은 계급 강등이 김정은 자신의 리더십을 대내외에 선전하면서 충성심도 확보하려는 목적이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언제든 충성심이 의심되면 강등될 수 있고, 김정은에게 충성하면 다시 복권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장정남의 후임인 현영철 현 인민무력부장 역시 2012년 총참모장 자리에 올랐다가 1년여만에 좌천된 후 다시 1년만에 인민무력부장에 올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정남이 50대 소장파이고, 현영철이 65세의 노장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이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노(老)·소(少)를 번갈아 쓰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