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이 전남 순천시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뒤 유 전 회장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유병언 관련 수사 및 수색을 전담할 수사본부를 꾸리고 시신이 발견된 매실밭과 인근을 경력 200여 명을 동원해 집중 수색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 전 회장의 안경 등 유류품을 찾고 유 전 회장이 '숲속의 추억'에서 감시망을 피해 빠져나간 이동경로 등에 대한 정밀 수색이 진행됐다.

유 전 회장이 시신으로 발견된 매실밭과 송치재 별장 '숲속의 추억'까지 2~3㎞구간은 도로와 도로변 하천이 연결돼 있어 하천을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탐색했다. 전남지방경찰청 간부들도 이날 현장 인근 하천을 걸어가면서 유 전 회장이 이동했을 만한 경로를 찾아봤다.

하지만 경찰은 5월25일 이후 검문검색이 집중됐던 도로와 산길을 이용해 매실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매실밭 인근은 농가가 있어 도로로 이동할 경우 들킬 염려가 많을 뿐만 아니라 도로변에 애완견이 많아 낯선 사람이 지나갈 경우 개 짖는 소리가 요란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5월말께 개들이 요란하게 짖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매실밭 현장 정밀 감식과 송치재 인근 수색에 집중했으며 유 전 회장이 은신했던 '숲속의 추억'별장과 송치재 휴게소, 구원파 순천수련원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이 발부되는대로 23일 오후 늦게나 24일 오전에 정밀 압수수색을 통해 유 전 회장의 흔적을 추적할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정밀 수색을 통해 유류품과 이동경로를 알수 있을만한 증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이미 수차례 수사 대상으로 떠올랐던 송치재 휴게소와 별장, 수련원 등에 대한 정밀 수사는 뒷북 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유 전 회장이 매실밭으로 어떻게 갔는지, 왜 거기서 숨을 거뒀는지, 왜 운동화가 벗겨진 채 반듯이 누워 숨졌는지, 돈을 노린 제3자가 살해후 도주한 것은 아닌지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