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이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순천시 송치재 인근 매실밭을 정밀현장감식하고 있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면서 검찰이 그의 사망 전후 사정을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최측근 '김엄마' 김명숙(여·59)씨와 운전기사 양회정(56)씨의 신병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김엄마와 양씨를 포함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왔던 조력자들이 경기 양평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흐름을 포착하고 이들에 대한 검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의 송치재 별장에서 꼬리가 잡힌 후 전남 해남을 거쳐 양평으로 달아났을 것으로 짐작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양평 부근에서 유 전 회장 측근들이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로 빈번하게 통화한 사실이 포착됐고, 의심스러운 통화 내역도 다수 발견됐다"며 "유 전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조속히 측근 검거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엄마'와 양씨는 지난 5월25일 검찰이 전남 순천 순치재 인근 별장을 급습했을 당시, 유 전 회장과 함께 있었던 인물이다. 양씨는 이후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 나타났다가 차량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도주했다.
 
이들은 별장 급습 당시 유 전 회장과 함께 있었다는 점에서 이후 시신으로 발견된 유 전 회장을 가장 마지막까지 접촉한 인물이다. 검찰은 김 엄마와 양씨가 유 전회장의 사망 원인을 알고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타살설'이 사실이라면 유력한 용의자이기도 하다.
 
검찰은 이들이 송치재 별장에서 유 전 회장과 헤어진 후 연락이 닿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순천을 떠난 이후 수도권 일대에서 옮겨다니며 유 전 회장이 홀로 남겨진 순천 일대를 다시 찾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이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떠난 이후 수도권 일대에서 옮겨다니며 유 전 회장이 홀로 남겨진 순천 일대를 다시 찾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이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
 
만일 유 전 회장이 살해된 경우를 상정한다면 경찰이 유 전회장의 저항 흔적이 없었다고 밝힌 점에 비춰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또는 더 이상 도피가 어렵다고 판단한 유 전회장의 자살을 방조했거나 이를 도왔을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검찰은 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아버지의 사망을 계기로 자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설득을 시도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여동생인 경희(56)씨와 매제 오갑렬(61) 전 체코 대사 등을 통해 자수를 설득하고 있지만, 대균씨는 아직까지 검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인 차남 혁기(42)씨, 장녀 섬나(48)씨 등에 대해서도 귀국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섬나씨는 현재 프랑스에 구금돼 범죄인 인도 재판이 진행중이다.
 
검찰과 경찰은 대균씨 등이 며칠 내로 자수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대균씨가 밀항하지 못하고, 현재 수도권 또는 경북 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종교 지도자였던 유 전 회장과 달리 대균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쪽에서 별 도움을 못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균씨를 유 전 회장보다는 쉽게 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밖에도 미국 체류중인 유 전 회장의 핵심 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등에 대해서도 국내 송환을 서두를 방침이다. 이들은 유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을 관리하는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으며, 검찰은 이들의 검거를 위해 미국 수사당국과 사법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유 전 회장 검거에 수사력 대부분을 쏟았지만, 이제는 나머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