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코리아 뉴라시아(One Korea New-eurasia) 자전거 대장정' 소(小)구간 원정대원들이 13일 선정됐다. 면면을 보면 전(全) 구간 대원들과는 사뭇 다르다. 아이돌 걸그룹 출신이 뽑혔고, 탈북자부터 대기업 CEO(최고 경영자), 종교인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표한다. 선발 인원은 27명으로, 전 구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685명의 지원자가 몰린 결과 경쟁률 135대1을 넘겼다.

◇통일의 꿈 실현하는 데 일조

1구간을 달릴 성치운 교사가 근무 중인 강원도 고성군 명파초등학교는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학교다. 최근 탈영병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는 등 분단(分斷)의 엄중한 현실이 묻어나는 곳이다. 성 교사는 2012년 학교 부임 이후로 학생들과 함께 자전거를 탔다. 성 교사는 "평화통일의 길목인 이곳에서 자전거로 북한을 자유롭게 오가는 날이 오길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소구간을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대장정 소(小)구간엔 다채로운 인사들이 참가한다. 위 왼쪽부터 이재오 의원, 성일환 전 공군참모총장, 구자열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아래 왼쪽부터 허영주‘더 씨야’멤버, 황효진 다리 장애 극복 대학원생, 김희영 청각장애 수퍼모델.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탈북 대학생 유진성씨는 2구간을 달리면서 통일에 대해 스스로 품어온 질문들에 답을 구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유씨는 "통일에 대한 나의 시각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북·통일 정책을 직접 관장하는 통일부 이종협 사무관은 "직접 3구간을 달리면서 통일이 유라시아의 평화·번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구상해 보고 싶다"고 밝혔고, 지난 4월 퇴역해 1구간을 달릴 성일환 전 공군참모총장은 "한반도 안보 현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애 극복의 스토리 보여줄 것

"장애는 단지 조금 불편한 걸림돌일 뿐이라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1구간을 달릴 김희영씨는 청각장애인 수퍼모델이다. 2011년 국내 청각장애인 미인대회 '미스데프(deaf) 코리아'에서 진(眞)을 차지했다.

3구간의 황효진씨는 대학 산악회 대장을 맡을 정도로 활동적이었으나 2011년 오른쪽 다리가 거의 절단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접합 수술 후 자전거 재활 등을 통해 현재는 암벽등반, 스쿠버다이빙까지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체육교사 꿈을 버리지 않고 대학원에 진학한 황씨는 "마음 같아서는 전 구간을 종주하고 싶지만, 소구간이라도 꼭 정복하겠다"고 다짐했다. 2007년 편도암 말기(3기) 수술 후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쓰기 시작한 대하소설 12권을 지난 4월 출간한 의사 유문두씨도 3구간을 달린다.

◇정치·종교계 인사들도 참여

5선(15~19대) 국회의원으로 유세차에 오르지 않고 자전거로만 골목길을 누빈 것으로 유명한 이재오 의원(새누리당)도 3구간을 달린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구간에 참가한다. 1구간과 2구간엔 각각 전 내장사 주지 스님을 지낸 대원 스님과 최동식 목사가 참여해 종교적인 평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목표다. 성균관대 홍종선 교수(통계학)는 "통일 한국을 생각하면서 그간 다져온 스포츠의 열정을 발산할 것"이라 다짐했고, 아이돌 걸그룹 '더 씨야' 멤버인 허영주씨는 "작곡이 특기인데, 뉴라시아 평화 원정대의 주제곡을 만들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小구간 원정대 어떻게 뽑았나] 유럽 3개 구간 달려… 3685명 신청 '열기'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대장정 소(小)구간은, 100일간 총 1만5000㎞를 달리는 '대장정'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지만 시간·체력 부담 때문에 신청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 도입한 제도다. 소구간 대원들은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전(全) 구간 원정대원과 함께 7~8일 정도 '단기 주행(riding)'하면서 한반도 통일과 유라시아 평화의 의미를 나누게 된다.

조선일보 원코리아 뉴라시아 사무국 소구간 선발위원회는 6월 30일~7월 10일 5차례의 회의를 통해 3685명 지원자의 신청서를 검토했다. 전 구간 원정대원 선발 때는 1만5000㎞를 완주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팀워크가 핵심 기준이 됐지만, 소구간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좀 더 다양한 기준이 적용됐다. 자전거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본 행사의 취지에 부합하는 상징성 있는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줬다.

1차 공모한 소구간은 유럽 3개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1구간은 8월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출정식 이후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2구간은 라트비아 수도 리가(Riga)를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는 여정이다. 3구간은 상트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다. 조선일보는 추가로 몇 곳의 소구간 일정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특별취재단〉

▲편집국 이광회 부국장(취재·기획단장), 주용중 정치부장, 조정훈 스포츠부장, 배성규 정치부 차장, 임민혁 정치부 기자, 진중언 산업1부 기자, 최형석 경제부 기자, 석남준 베를린 특파원, 최민지 인턴기자(중앙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주희연 인턴기자(서강대 경제학과 4년)

▲문화사업단
승인배 단장, 주용태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