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통일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지난 1~5월 중국 단둥과 옌지 등에서 실시한 북한 주민 심층 인터뷰에서 북 주민 100명 중 70명은 북한에 살면서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북한에서 현재 장사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90% 이상이 될 것'이란 응답이 37명, '80% 이상'이란 응답이 21명, '70% 이상'이란 응답이 15명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북한 주민들은 "평양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은 이미 배급제가 붕괴됐고, 직장에서의 월급만으론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이 장사 등 자영업을 통해 생계를 꾸려간다"고 말했다. 중국에 일하러 나왔다는 한 북한 주민은 "직장 노동자의 한 달 월급이 3000원 정도인데 그걸로는 쌀 1㎏도 못 사기 때문에 장사하지 않으면 굶어죽는다"면서 "출근하지 않으면 비판을 받으니까 일단 아침에 출근해서 도장 받고 곧바로 장마당으로 장사하러 나선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생산 규율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86명이 '변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 내의 생산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다른 북한 주민은 "6개월 동안 직장에 안 나가면 노동단련대에 보내니까 (직장에) 나가긴 하는데 돈 벌 정신만 있지 직장에서 일할 생각은 안 한다"면서 "장마당에서 장사해서 번 돈 일부를 직장에다 내고 나머지로 먹고산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휴대폰 사용 비율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북한 주민은 "돈이 많아서 손전화(휴대폰)를 사는 게 아니고, 손전화가 있어야 장사를 해서 먹고살 수 있으니까 장사꾼들이 주로 손전화를 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