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52년 우정’의 회포를 풀었다. 반기문 총장과 특별한 동창생들을 위한 초청 만찬이 16일 제네바에서 열린 것.

1962년 ‘비스타(VISTA 외국 학생 방미 프로그램)’를 통해 선발된 세계 각 국의 학생 중에는 당시 충주고 3학년이었던 반기문 총장이 있었다. 반 총장은 미국인 가정에서 일주일 홈스테이를 하며 문화 체험을 하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는 행운도 누렸다. 케네디 대통령을 통해 외교관의 꿈을 키운 그는 결국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일하는 비스타 동창생 캐롤 스코르닉(폴란드)과의 상봉을 계기로 2012년 반 세기만의 동창 모임이 워싱턴 DC에서 50년만에 성사됐다.

반 총장은 사재를 보태 지난해에 51주년 행사를 스위스에서 열었고 올해 두 번째 기념만찬 행사를 갖게 됐다. 전 세계를 줄기차게 누비고 하루도 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할만큼 바쁜 사무총장이지만 그는 인생을 바꾸게 해준 비스타 동창회만큼은 빠지지 않는다.

이번 만남도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과 볼리비아에서 열린 G77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지구 반바퀴를 돌아온 것이었다. 반 총장은 인사말에서 “여러분과의 재회를 위해 남미에서 이곳까지 날아왔다. 오늘 행사는 우리들의 정상회의요, 우리들의 월드컵”이라고 반가움을 표했다.

반 총장은 “반 세기 전 미국에 왔을 때 홈스테이를 한 가정의 어머니(패터슨 여사)를 최근 뉴욕에서 만나뵈었다. 97세인데 아직도 미 대륙을 여행하실만큼 정정하고 운전면허증도 2019년까지 연장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분의 장수는 우리에게 매우 좋은 신호다. 우리 모두는 비스타(VISTA) 유전자를 갖고 있거든”하고 말해 이제는 대부분 70대가 된 친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50년도 넘는 옛날에 시작된 만남에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우리의 재회는 우정이 국경을 초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케네디 대통령은 ‘나라와 문화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우리 모두를 ‘희망의 미래를 위한 상징’이라고 격려했다”고 회고하며 옛 친구들과 오래도록 정담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