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 현장에서 '세 손가락' 인사〈사진〉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태국 수도 방콕 번화가인 아속역에서는 100여명이 동시에 왼손 검지·중지·약지를 펴고 왼팔을 번쩍 들었다. 이 동작을 신호로 역사(驛舍) 주변에 모여든 시위대는 '민주주의 회복' '군부 퇴진' 같은 구호를 외쳤다. 반군부 시위대의 '세 손가락' 인사법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반군부 시위대 활동가인 솜밧 분가마농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경(軍警)의 통제를 받지 않는 공공장소에서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5시에 하루에 세 번씩 30초간 세 손가락을 펴는 운동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이 동작은 인기 영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에서 독재 국가에 억압받는 피지배층의 몸짓을 본뜬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독재에 저항하는 영화의 설정이 군부 쿠데타에 맞서는 태국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에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수잔 콜린스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헝거 게임'은 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시리즈의 2부인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는 지난해 태국 흥행 수입 8위(33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 손가락에 각각 '쿠데타 반대' '자유' '민주주의'라는 글자를 적어 놓은 그림도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다. 세 손가락이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자 태국 군부 대변인은 "집단적으로 세 손가락 동작을 취하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TV조선 화면 캡처